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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너무 시끄러운 고독 / 지관순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2.10.08|조회수65 목록 댓글 0

너무 시끄러운 고독

 

                                                                지관순

 

열매가 절정에 가까워질 때

나무는 생각한다 나의 부서질 듯한 노동을 사람들은

왜 축복이라 부르는 거지

 

마음이란 들어갈 땐 도둑 빠져나올 땐 주인

하지만 뒤통수뿐이어서

들어오는 중인지 빠져나가는 중인지 알 수 없다

 

불을 지키려는 난로의 마음과

불길을 잡으려는 소방관의 마음이 합쳐져

하나의 도시가 완성된다

 

길을 찾는 사람들

길을 잃으려는 사람들

길 같은 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서로 찧고 뒹굴고 쥐어짜면서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식당과 공사장을 지나 쇼윈도에 어른거리는

집시의 얼굴과 마주치는

광장 한복판

 

올리브나무와 흡사하게

자신을 꽉 껴안은 사람들이 압착기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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