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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오십견 / 정용기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2.12.20|조회수35 목록 댓글 1

오십견

                                                                    정용기

이미 생의 중반을 훌쩍 지나버린 거야

그러니까 수평이 무너진 거야

엊그제까지는

오른쪽에만 주로 무게추를 올려놓았던 거

오른쪽만 따뜻한 아랫목에서 거두어왔다는 거

너는 알기나 하는 거야?

왼쪽을 늘 업신여기고 따돌려서 시르죽어 있었다는 거

왼쪽은 그늘받이에서 눈칫밥 먹으며 견뎌왔던 거

너는 알아챈 적이라도 있는 거야?

왼손으로는 이제 뒷주머니의 비밀도 꺼낼 수 없어

머리 위로 치켜들어 희망을 부를 수도 없어

차마 중심을 무너뜨릴 수 없어서 견뎌 왔던 결기가

왼쪽 견갑골에 숨어있던 저 질긴 울분이

이제 기우뚱 트집을 잡는 거야, 파업에 든 거야

한쪽을 보태거나 덜어내도 소용없어

오른쪽과 왼쪽은 애초에 연대보증을 섰으니

갈아엎기 전에는 중심잡기 힘들어.

우리 삶에 세월이 자비를 베풀지는 않는 거야

물그림자처럼 흘러가는 시간이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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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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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Angelcrack | 작성시간 22.12.25 세상는 근육까지도 균형이 맞아야 하죠. 왼손이 안 쓰여 편했던, 퇴화가 되었던 평형이 안 맞은 때문

    세상도 좌우 균형이 안맞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달 조았읍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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