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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식물의 기분 / 조용미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3.02.12|조회수38 목록 댓글 0

식물의 기분

 

                                                                                                    조용미

무언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비 그친 뒤의

숲으로

우산을 두고 갔는데

누가 부르는 것 같았는데

그게 저 수없이 겹겹 총상꽃차례로 피어있는

만첩빈도리일 줄은

더듬더듬 아는 덜꿩나무 근처로 갔는데 꺼끌꺼끌한 그 잎을 그냥 만져볼까 했는데

빗물에 번쩍이는 초록 잎들의 숨을

나도 쉬어볼까 했는데

흰 털 보송한 종 모양의 꽃받침

길게 나와 있는 암술머리의 연두색

여린 붉은색 줄기가

이제 마주 보는 얼굴이 되었다

모든 세부적인 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나뭇가지에 아래 들어 흰 꽃들을

올려다본 순간

속눈썹에 빗물이 떨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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