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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노을 / 최태랑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3.08.08|조회수40 목록 댓글 0

노을

                                                    최태랑

매일 매일이 한 생
무거운 등짐을 지고 있는 이는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쉽지 않다

보고 들었던 모든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흐르는 시간은 약이다

홀가분한가
저 지그시 불그레한 얼굴
한 잔 술로는 부족해 말술을 마셨을까
귀로에 선 낙타처럼 오래오래 썰물을 바라보다
차디찬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저 모래밭 발자국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보았던 것 모두 내려놓고
모든 시간을 지우고 있다

노을 뒤에 어둑함이 주는 안식
마침내 체온을 식히며
자신의 몸을 낮춰 오늘의 닻을 내리는

거인의 한 생이 잠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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