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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시를 읽는다 / 박완서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3.08.22|조회수99 목록 댓글 2

시를 읽는다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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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명희 | 작성시간 23.08.22 맞습니다. 명예와 출세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인생무상을 느끼며 쓰는 것이죠.
  • 작성자박오은(소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8.23 어이 어이 가는 거죠. 누구나 가야 하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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