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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사는 일/나태주

작성자이명희|작성시간23.11.11|조회수102 목록 댓글 2

사는 일/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에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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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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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오은(소교) | 작성시간 23.11.12 하루가 부서져 일주일이 지나고 ...
    12월이 오면 차라리 봄이 기다려지고 ...
    올해도 좋은 일이 많았다고 기억하리.
    잘 감상했어요. ^^
  • 답댓글 작성자강애나-書瑛 | 작성시간 23.11.27 좋은기억은 뇌를 우수하게 하지요 기억 속 모든것이 행복했다는 한 해는 젊음의 꽃이 아직 시들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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