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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이상한 베란다 / 최금녀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3.12.09|조회수44 목록 댓글 0

이상한 베란다 

 

 

                                                                             최금녀

​내게는 베란다가 있다

​컵에 술을 채우고 물처럼 마셔도 취하지 않는 베란다가 있다

​아직 시를 써요?  베란다가 내게 물었다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볼펜을 사고 산책을 하는 나에게

​누군가 이곳에 의자를 매달아 놓았어

​멀리 온 것은 좋은 일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의자에 앉았다

​매달릴 수 없는 베란다

​구름만 보이는 베란다

​유리컵에 술을 채우고 가는 베란다

​술을 물처럼 마셔도 취하지 않는 베란다

​그 베란다가 내게 묻는다

​아직 시를 써요?

​질문보다 높은 곳에 있는 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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