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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똑똑한 건물들 / 마경덕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3.12.27|조회수67 목록 댓글 1

똑똑한 건물들

                                                              마경덕

 

은행문을 밀고 나온다

밀면 편한데

나갈 때는 굳이 당기는 문을 고집해

미는 문은 없다

 

은행 강도가 도망을 칠 때

미는 것과 당기는 시간 차이는

딱 1초

그 1초를 벌기 위해 모든 고객은 문을 당겨야 할까

 

백화점 마케팅 전략으로 사라진

시계

창문

1층 화장실

 

창문이 없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쇼핑에 빠져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도 까먹는다

 

화장실을 찾아 2층까지 가는 동안

불쑥 탐나는 물건이 나타난다

 

충동 구매는 1초면 충분하다

 

건물이 여느 사람보다 똑똑하다

 

 

마경덕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신발論』『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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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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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명희 | 작성시간 23.12.27 사실적 시라 바로 끄덕끄덕~
    이 시를 감각적 시로 바꿔 보면
    스폰지처럼 빨려 들어갔으나
    나갈 땐 중력의 법칙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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