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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대보름, 환하게 기운 쪽 / 손택수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4.02.27|조회수43 목록 댓글 1

대보름, 환하게 기운 쪽

 

                                                        손택수

대보름 뒷날 택배가 왔다

나물과 부럼과 과일이
부산에서 일산까지 건너왔다

찰밥은 먹었느냐
삐뚤삐뚤한 글씨와 함께

찰밥에 빈속 채우고
찌그러진 사과 한 알 깎는데

사과, 찌그러진 쪽으로 씨앗이 없다
씨앗이 사과를 부풀게 하였구나

씨앗을 먹이기 위해서 사과는
한쪽으로 기우뚱 몸이 무거웠겠구나

​씨앗을 놓친 달이 기운다
기운 달이 대보름 젖을 물린다

부산에서 일산까지
택배로 건너온 달

환하게 기운 쪽에서 울컥
찡한 시장기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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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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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경난 | 작성시간 24.02.29 부산에서 일산까지 온 택배 속엔 정이 가득 담겨왔기에 대보름 달이 더욱더 환한가 봅니다

    잘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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