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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바닥이라는 비바체 / 성향숙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4.03.23|조회수32 목록 댓글 0

바닥이라는 비바체

                                                                    성향숙

라디오에서 들려준 ‘바닥’이 끝나고
여전히 귓속에 감기는 녹슨 목소리의 질감
유튜브 검색창에 바닥을 입력하니
 
이런 기류는 바닥입니다
지금 바닥을 잡을 때입니다
5분짜리 음률로 치환되는 ‘글루미 선데이’
 
햇살을 두드리면 마음이 깨진다
아침 빛이 잠깐, 유리처럼 찬란한 그늘
완전 핵바닥이라는 음악의 제목은
무저갱이던가?
무저항인가?
 
외로운 사람이 추위를 빨리 느낀다는
한겨울에서 삐져나온
음악의 이빨 자국, 음악의 찰나, 음악의 지류
 
죽은 공간 아래 가 닿는 얼어붙은 질감
낯선 침묵에서 분노라는 음악을 뿜어낸다
음악은
무의식 영역에 틈을 내는 탈출 방식
 
이럴 때는 몰빵해야 합니다
땅 짚고 헤엄치는 겁니다
바닥에 대한 찬사인가?
바닥을 위한 랩이 비켜 가는 초점

목울대 넘어가는 언덕
무서운 바닥입니다
귀인을 만나야 멈출 바닥입니다
 
탈출하지 못한 비현실적 몽롱함의 바닥
처음 듣는 음악의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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