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유종인
사랑이 원대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작고 둥글고
끝날 가까이엔 면도날처럼 얇아질 수 있다니
달리고 걷고 넘어지고 다시
지평선을 넘어
수평선을 허리에 두르며
걸어나간 당신을 위해
물곰처럼 흐물흐물해졌다가
땡볕에 입매가 쪼글쪼글 오무래미가 됐다가
때 절은 입성이 부르면
기꺼이 손 잡혀
달리고 닳리는 여백의 왕자처럼
닳아진 뫔의 공백만큼
새들과 바람과 구름의 하늘이
훤칠해졌을지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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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인
사랑이 원대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작고 둥글고
끝날 가까이엔 면도날처럼 얇아질 수 있다니
달리고 걷고 넘어지고 다시
지평선을 넘어
수평선을 허리에 두르며
걸어나간 당신을 위해
물곰처럼 흐물흐물해졌다가
땡볕에 입매가 쪼글쪼글 오무래미가 됐다가
때 절은 입성이 부르면
기꺼이 손 잡혀
달리고 닳리는 여백의 왕자처럼
닳아진 뫔의 공백만큼
새들과 바람과 구름의 하늘이
훤칠해졌을지 모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