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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비누/ 유종인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4.06.16|조회수33 목록 댓글 0

비누

 

                                                            유종인

사랑이 원대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작고 둥글고

끝날 가까이엔 면도날처럼 얇아질 수 있다니

 

달리고 걷고 넘어지고 다시

지평선을 넘어

수평선을 허리에 두르며

걸어나간 당신을 위해

 

물곰처럼 흐물흐물해졌다가

땡볕에 입매가 쪼글쪼글 오무래미가 됐다가

때 절은 입성이 부르면

기꺼이 손 잡혀

달리고 닳리는 여백의 왕자처럼

 

닳아진 뫔의 공백만큼

새들과 바람과 구름의 하늘이

훤칠해졌을지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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