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는 없다
주영헌
좋은 시는 없다
우리를 너와 나라는 이분법으로 나뉘는 세상
시까지 좋은 시와 나쁜 시로 구분하여야 하겠는가?
그래도 좋은 시가 무엇인가 다시금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해 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이지만
내 얘기처럼 들리는 시가 좋은 시라고
한 편의 시를 읽어, 또 한 편의 시를 읽어 봐야지
마음먹게 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시를 쓴 시인의 삶이
궁금해지는 시가 좋은 시라고
나도 한번 시를 써 보고 싶다고
마음먹게 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나쁜 시는 없다
시란 누군가가 마음을 풀어 쓴 문장
그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주영헌
2009년 《시인동네》 등단,
시집『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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