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 대한 생각
천양희
새장의 새를 보면
집 속의 여가 보인다
날개는 퇴화하고 부리만 뾰죽하다
사는 게 이게 아닌데
몰래 중얼거린다
도대체 하늘이 어디까지 갔기에
가도 가도 따라갈 수 없다 하는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날고 싶지만
삶이 덜컥, 새장을 열어젖히는 것 같아
솔직히 겁이 난다
시작이란 그래,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테지
새 중에서 제일 작은 벌새들도
이름없는 잡새들도
하늘 속으로 몸을 들이미는데
귀싸대기 새파란 참, 새가
아, 안된다. 바람 속에 날개를 털어야 한다
일어나 멀리 날 때 너인 것이다
기어코 너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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