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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칼로리 높은 고백 / 권성훈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5.02.26|조회수25 목록 댓글 0

 

칼로리 높은 고백

 

                                                                                  권성훈 

 

붉게 저무는 바삭한 저녁을 베어문다

그런 밤은 동쪽에서 와서 서쪽으로 가고

바코드로 이동하는 바꿀 수 없는 주기라서

 

때론 버터를 바른 은유같이 내장을 적시며 오고는 하지

 

먹기 좋게 잘라 놓은 방향에서 우리

별일 없이 겉돌고 있는 행성처럼 겉돌아서

사라질 수 없는 약속들 반죽이 덜 된 속도로 곱씹고는 해

 

결말 없는 소문처럼 우리 말은 진화하는 거라

달콤한 복리로 부풀기만 했던 얼음장도

오븐에서 바로 꺼낸 생기같이 칼로리 높은 고백이 되네

 

아직 소화되지 않은 철없는 시절 반대편으로

서로 기다렸던 첫눈

기나긴 폭설로 변했지만 지나온 발자국을 덮어주었지

 

모든 입안에 수사들이 일몰처럼 명랑하게 번질 때

구워지는 이름이 섬처럼 떠오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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