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노니/오보에 협주곡 D단조
1722년에 출판된 알비노니의 ‘5성을 위한 협주곡 작품 9’ 중의 한
곡.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전형적인 3악장 협주곡 양식이다.
1악장에서는 멜로디와 리듬의 풍부함이 두드러진다. 하나의 주제와
리듬이 점차 복잡한 결합과 확대를 통해 새롭게 발전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2악장에서는 아름다운 오보에의 칸타빌레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 알레그로는 생생한 리듬과 함께, 하나의 성부가 노래하면 다른
성부가 그것을 모방하고, 그들이 점차 겹치고 맞물려가는, 고전주의
카논 예술의 완벽한 모범을 제시해 주는 악장이다.
치폴리/오보에와 첼로·오르간·현·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다지오
도메니코 치폴리가 여러 개의 독주 악기를 위해 쓴 이
‘아다지오’는, 세 개의 협주 악기의 연합에 힘입어 바로크 스타일도
고전주의 스타일도 아닌, 장중한 폭을 확보하고 있는 곡이다. 반주자의
역할을 위임받은 오르간은 첼로와 오보에로 하여금 서로 동등한
파트너로써 중심 선율을 분담하게 하고, 오케스트라는 풍부한 톤으로
이들의 화성을 받쳐주는 형식을 취한다.
치마로사/오보에 협주곡 C단조
이 유명한 협주곡은 사실 치마로사의 순수한 작품은 아니다. 키보드
곡으로 씌어진 치마로사의 소나타 4곡을 토대로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 작곡가 아서 벤자민이 재구성하여 만든 것. 1악장의
도입부는 오보에의 맑은 음색을 드러내주는 라르게토인데, 이것은 현의
피치카토에 의해 더욱 고조되면서 선율은 더욱 또렷해진다. 이어지는
알레그로는 유쾌하고 강렬한 댄스 리듬을 토대로 한다. 반면에
시칠리아나에서는 현과 오보에의 대화가 애상적이다. 이 우울한 무드는
마지막 알레그로의 첫부분에서 일소되어 장난스럽고 유쾌한 무드로
대치된다.
마르첼로/오보에 협주곡 C단조
오랫동안 베네데토 마르첼로의 곡으로 알려져 왔지만 사실은
베네데토의 형 알레산드로 마르첼로가 작곡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전주의 양식의 협주곡. 1악장에서 쳄발로가 강한 리듬감을 더해주는
가운데, 두 개의 솔로 악기와 총주가 이루는 대비가 자못 생생하다.
가운데 악장 아다지오는 그 선율의 아름다움이 아주 특별한 곡이다. 이
아름다움은 생생한 기쁨이 일렁이는 마지막 알레그로와 함께 이 곡을
그 시대 최고의 오보에 곡으로 꼽히게 만든다.
비발디/오보에 협주곡 RV 455, 452
비발디는 하나 혹은 두 대의 오보에를 독주악기로 하는 협주곡을
모두 50곡이나 남기고 있다. 이는 비발디가 오보에를 특별히
좋아해서라기보다는 피에타의 여학생들의 교육과 연습을 위해 모든
종류의 기악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 중엔 리코더나 바순
협주곡을 고쳐 쓴 것들도 있다. 그의 오보에 협주곡 중 RV 455와 RV
452 두 곡은 모두 비발디 협주곡의 전형을 보이는 작품. 즉 빠른
악장은 생생한 주제가 뚜렷히 부각되면서 리토르넬로 형식을 취하고,
느린 악장은 맨 처음 주제의 변주곡들로 이뤄진다. 이 느린 악장의
선율은 독주 악기로서의 오보에의 매력을 더할 수 없이 완벽하게
드러내준다.
슈만/로망스 작품 94
낭만주의 시대의 얼마 안 되는 오보에 작품 중 슈만이 쓴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는 그 희소성뿐만 아니라 음악적
가치로도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던 슈만의
증세가 호전되면서 창작력이 되살아났던 1848년에 작곡된 곡. 각기
연주시간 3-4분 정도의 짧은 곡들이지만 슈만의 낭만과 섬세한 시정이
매력적으로 새겨져 있다. 호른 곡으로 씌여졌으나 역시 오보에로도
연주되는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작품70’도 같은 해에 작곡되었다.
벨리니/오보에 협주곡 Eb 장조
아주 화려하면서도 독창성이 두드러지는 걸작. 1악장 마에스토소
데치소의 화려함, 이어지는 2악장 라르게토 칸타빌레를 채우는 간절한
선율의 오보에 음색은 거의 인간의 목소리를 연상케 한다. 마지막
알레그로는 19세기에 대단히 유행했던 폴로네즈 리듬의 곡으로
솔로이스트는 자신이 가진 비르투오시티의 다채로운 면들을 유감없이
펼쳐보일 수 있다.
생상/오보에 소나타 D장조 작품166
85세에 이른 생상이 마지막 열정을 기울여 쓴 목관악기를 위한
소나타 3곡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20여 년
후의 풀랑의 곡을 예견케 하는 의미있는 작품. 고전주의 소나타의
3악장 형식. 일체의 비르투오시티를 삼가고 신고전주의적인 단아함을
유지한 점이 두드러진다. 오보에 독주부가 가장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악장은 두번째의 알레그레토 악장. 이에 비해 1악장은 전원 풍경을
스케치하는 듯한 부드러움이, 3악장은 타란텔라의 리듬이 배어 있다.
R. 슈트라우스/오보에 협주곡
20세기에 씌어진 가장 중요한 오보에 작품 중의 하나. 이 곡의
선율과 화성 특징에서는 슈트라우스 말년의 모습을 읽을 수 있는데,
감상에 빠지거나 자만하지 않는, 맑게 씻은 듯한 투명함으로 지난날을
돌이켜 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또 하나 이 협주곡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독주 오보에가 전하는 풍부한 선율이다. 어찌보면 장황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작곡가의 다변이 조금은 의외로우면서도 친밀감을 갖게
한다.
풀랑/오보에 소나타
풀랑의 말기 작품으로 어둡고도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아주
독특한 곡이다. 그의 ‘피아노와 오보에, 바순을 위한 트리오’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라 악기로서는 현악기를 좋아했지만 독주
악기로서는 색채감이 보다 더 다채로운 관악기에 이끌렸던 풀랑의
기호를 여기서도 새삼 느낄 수 있다. 3악장 형식. 그러나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엘레지, 스케르초, 데플로라시옹
(애도)으로 이뤄지는 이 소나타에 풀랑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를
추모하며’라는 헌정의 말을 붙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