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달샘 ”
산과 산이 마주 보는
깊은 골짜기
겹겹의 아름다움 아래
작은 물 하나
조용히 고여 있다
사람의 발길 드문 곳,
나는 그 앞에 앉아
오래 숨을 고른다
쉼이 있고
기쁨이 있고
아주 느린 행복이
여기서 시작된다
손을 담그면
차가운 물이
내 안쪽까지 스며들어
말하지 못한 것들을
조금씩 풀어 놓는다
돌 하나 던지면
동그란 물결이 번져
잊고 있던 얼굴들이
잠시 떠올랐다 사라진다
길을 잃은 날에도
목이 마른 날에도
이 작은 샘은
여느때처럼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
물 한 모금 내어 주며
지친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자리로
나를 돌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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