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쌍상봉 그늘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골짜기.
길은 능선을 따라 흘러가고
사람의 발자국도 드문
바위틈 아래
물 한 움큼이
오래도록 마르지 않고 있다.
손바닥만 한 수면에
하늘 한 조각이 고여 있다.
바람이 지나가면
나뭇잎 그림자가 흔들리고,
돌멩이 하나 떨어지면
둥근 물결이 번져
산 하나를 잠시 지운다.
산길을 오래 걸은 날,
두 손 모아 물을 뜨면
차가운 물살이 손금 사이를 빠져나가고,
목을 타고 내린 물은
돌 틈을 지나온 시간까지
함께 삼키게 한다.
샘 둘레의 이끼는
말없이 바위를 덮고,
물속의 작은 돌들은
제 몸보다 긴 세월에 닳아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온 발이
수면을 흔들어 놓아도
물은 금세
흩어진 하늘을 다시 모은다.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수면 위에 남아 있던 빛도
하나둘 바위 틈으로 스며든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밤,
옹달샘은
오늘도
산의 나이를 한 방울씩 받아둔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