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윙윙윙
탑승구 번호가
전광판에 하나둘 떠오르고,
유리벽 너머 활주로엔
새벽빛보다 먼저 깨어난 불빛들.
잠에서 덜 깬 새벽,
꿀벌들은
날개 끝을 가다듬는다.
북쪽 바다를 건너고,
사막의 뜨거운 바람을 향해,
눈 내리는 항구를 찾아,
저마다 다른 하늘로
은빛 날개를 펼친다.
유학 서류를 품은 청년,
굳은살 박인 손등으로
탑승권을 만지작거리는 사내,
꽃다발 하나
가방 깊숙이 눕혀 둔 사람.
저마다 다른 계절을 찾아
구름 위로 날아오른다.
윙윙윙
계절이 몇 번 바뀌고
낯선 골목의 바람과
외로운 밤들을 건넌 뒤,
그들은 다시
이 벌통을 찾아 돌아온다.
입국장 유리문이 열리고,
아이 하나 품에 안은 젊은 아버지,
손주 사진을 꺼내 보이는 할머니,
두 손 가득 선물 봉투를 든 노동자.
젖은 눈가를 감추는 사람,
이름을 부르며
달려가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옷깃마다
먼 나라 바람이 묻어 있다.
윙윙윙
오늘도
수많은 날갯짓이
바다를 건너오고,
또 다른 날갯짓이
먼 하늘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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