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잦은 비로 인해 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엔 버스를 탈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신발 밑창에 묻은 비로 인해 미끄러지기가 십상이므로 손잡이를 꽉 잡아야 한다.
이런 경우 "버스 손잡이를 섣잡았다간 넘어지기 쉽다" "손잡이를 섣잡고 있다가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미끄러졌다"와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어설프게 잡는 행동을 가리킬 때 이처럼 '섣잡다'는 표현을 쓰곤 하나 '설잡다'가 맞는 말이다. '섣부르다'나 섣불리'가 연상돼 그런지 '섣잡다'를 바른 표현이라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표준어 규정은 어원적으로 원형에 더 가까운 형태가 아직 쓰이고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표준으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설잡다'가 아직 쓰이고 있으므로 '섣잡다'를 버리고 원형에 가까운 '설잡다'를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설'은 '설익다/설마르다/설보다/설듣다/설깨다' 등에서 처럼 일부 동사 앞에 붙어 '충분하지 못하다'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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