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알뜰하게 장을 볼까 골머리를 썩히고 있어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가 껑충뛰어 차례상 비용이 커지면서 이런 고충을 토로한다. 대한미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명절에 앞서 갖게 되는 같은 심정이리라.
골몰하는 모습처럼 어떤 일로 몹시 애를 쓰며 생각에 몰두하다는 뜻으로 '골머리를 썩히다'는 표현을 사용해도 될까? 답은 '아니다'다. '골머리를 썩이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썩이다'와 '썩히다'는 둘 다 사동형인데 '썩이다'는 걱정이나 괴로움으로 속을 썩게 하는 경우에만 '썩이다'를 쓴다. '썩이고, 썩이어/썩여, 썩이는, 썩인다'와 같이 활용 된다. "어미 속을 그렇게 썩이고 네가 잘되기를 바라니? 아이들이 크게 속 썩이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주어 고맙다"처럼 쓰인다. '썩히다'는 유기물을 부패하게 하거나 사랑의 재능 따위가 제대로 못 쓰이는 상태에 있다는 의미이다. "자칫하면 냉장고에서도 음식을 썩혀서 버리게 된다" "자기 재능을 썩히지 마세요". 썩히고, 썩히어/썩혀, 썩히는, 썩힌다와 같이 활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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