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도 봄답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꽃샘추위' 때문이다. 3, 4월 이맘때쯤 약화됐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회복해 추위를 몰고 오면서 봄을 더디게 할 때 '꽃샘추위'라 한다. 풀어 보면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로 우리 고유한 말에서 나오는 고아한 격을 갖춘 멋있는 표현이다. 잎이 나오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라는 뜻으로 '잎샘추위'라고도 한다.
'꽃샘추위'를 '꽃셈추위', '곱셈추위'로 표기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 틀린 표기다. 전자는 '시샘'을 '시셈'으로 잘못 알고 있는 듯고 후자는 곱으로 춥게 느껴지니 '곱셈추위'라 하는 듯하다. 모두 그럴싸한 말이다. '꽃셈추위', '곱셈추위'가 아니라 '꽃샘추위'가 바른표기다.
"꽃샘잎샘에 반 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새봄에 꽃이 피고 잎이 날 때에도 날씨가 꽤 춥다 하여 이르는 말이다.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지만 아직 꽃샘추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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