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균형이 2년동안 수고해서 완공된 골프클럽~
다시 가보고 싶네요~ ㅎ
# 4000억원짜리 골프장, `한국형 드림팀 건축'의 등장?
지금 한국 건축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가 두 조씨, 곧 조병수와 조민석 건축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50대인 조병수 건축가는 건축의 근본적인 것들 탐구하듯 평범한 재료로 자기만의 세계를 독특한 분위기로 만들어왔고,
40대인 조민석 건축가는 새롭고 파격적인 건축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아왔다.

▲ 사진=SCOC 제공
그래서 경남 남해에 들어서는 골프장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하 사우스케이프)가 이 두 스타 건축가를 동시에 기용해 지금까지 한국에 들어선 골프장 중 가장 비싼 건축물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은 무척이나 눈길을 끄는 뉴스였다. 게다가 골프장 공사비는 자그마치 4000억원.
과연 한국을 대표하는 두 건축가는 어떤 골프장 건축을 선보였을까.
조민석 건축가는 클럽하우스를, 조병수 건축가는 호텔을 맡았기에 서로 비교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결과물을 보여줄 것인지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일 수밖에 없었다.
그림같은 경치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 맞는지는 여기서 따지기 어려운 문제일테니 두 건축가의 결과물은 어떤지 건축 측면에서만 살펴보자. 지난해 11월 찾아갔던 조민석 소장의 클럽하우스를 먼저 소개한다.

▲ 사진=SCOC 제공
사우스케이프의 최고 강점은 `위치' 그 자체다. 아름다운 다도해,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근사한 햇빛, 그리고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언제 어느 곳을 찍어도 그림같은 장면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 들어섰다.
골프장 어디에서나 바다가 보이는 점은 최고의 강점이다. 그 속에 들어서는 건축이니만큼 주변 경치와 건물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어떤 디자인으로 들어설지는 건축가의 최대 고민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건축적 관전 포인트가 더해진다. 일반 건축물과는 달리 막대한 돈으로, 최대한 고급스럽게 지어야 하는 건축이란 점이다. 곧 지금껏 한국에 지어진 건물 중에서 가장 아낌없이 비용을 쓰는 건물이란 이야기다.
조민석 건축가의 선택은 어떠했을까?

▲ 사진=SCOC 제공
클럽하우스는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바라보는 골프 코스들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가운데 봉긋 솟은 꼭대기에, 그리고 그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호텔이 배치됐다. 공사 당시 모습을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맨 위 'X'자 처럼 네 귀퉁이가 뻗어나온 건물이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클럽하우스, 그 아래 상자를 쌓은 듯 배치된 2층 건물이 조병수 건축가의 호텔이다.

▲ 사진=SCOC 제공
건축주의 목표는 확실했다. 지금까지 한국에 없었던 골프장 건축, 그리고 세계 10대 골프장에 들어갈 정도로 건물 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이었다. 건축가에겐 마음껏 디자인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부담도 컷을 터다.
조민석 건축가의 선택은 저 부메랑 같기도 하고 프로펠러같기도 해보이는 엑스자 모양의 디자인이었다.

▲ 사진=SCOC 제공
클럽하우스는 이렇게 이런 자리에 완공됐다. 왼쪽 상단, 낮게 하얀 지붕이 판처럼 보이는 건물이다. 전망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위치다. 멀리서 클럽하우스쪽으로 바라보면 그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가까이 가도 어떤 건물인지 감을 잡기가 불가능한, 그래서 나중에야 자신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그리고 도착하면 이런 모습으로 등장한다.

▲ 사진=신경섭 건축사진가
바다 반대편에서 처음 보게 되는 클럽하우스의 모습이다. 완만하게 휘어돌아가는 지붕이 실로 거대해보이지만, 맨 위층은 단층으로만 땅 위로 올라와 있어 실제 건물은 오히려 아담하게 느껴진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건물의 구조다.
건물은 2개로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뉜 두 건물을 곡선 지붕이 하나로 잇는다.
가운데는 광장처럼 빈 공간이 배치됐다. 가운데 광장 위쪽 지붕은 중간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하늘이 액자처럼 비친다.
저 가운데 빈 공간, 그리고 곡선 지붕이 만들어내는 액자 같은 프레임은 이 건물 최대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위로 올려다보면 하늘이, 그 아래에는 잔잔한 수조가 있어 거울처럼 풍경이 비친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그리고 그 가운데로 정말 `그림 같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바다가 시야로 들어온다. 파란 바다와 하얀 구름처럼 수면에 비친 파란 하늘과 하얀 지붕이 조화를 이룬다.
건축가는 이 놀라운 전망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쓴 듯하다. 지붕은 액자이자 오브제이고, 그 사이로 자연이 들어온다. 외부인지 내부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아니 그 둘도 아닌 분위기의 공간이 가운데 있고, 양쪽에 건물이다.
일반적으로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이렇게 둘로 분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디자인을 강조하는 폼나는 건물 하나로 짓고 그 안에 스파며 식당 등을 다 집어넣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우스케이프는 이런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가면 멋진 바다가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곡선형 건물의 느낌은 사뭇 달라지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게 설계한 지붕이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이 장면이야말로 이 건물을 가장 독특하게, 그리고 새롭게 만든다. 바다를 아이맥스로 보게 만드는 스크린과도 같다.
우리 눈에 비치는 풍경보다 이 사진은 더 광각이다. 김용관 사진가는 탁월한 해석으로 사람 눈을 뛰어넘는 장면을 찍었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한쪽 옆으로 가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건물 벽은 올록볼록하게 파낸 트래버틴. 하얗고 매끈한 지붕과 대비가 되면서 젖빛 돌색이 하얀 색조로 연결된다.
중요한 것은 역시 지붕이다. 지붕선은 이 건물의 모든 것이다. 커다란 호를 그리는 지붕은 덩어리감이 묵직하면서도 경쾌하고, 그 자체로 리듬감과 운동감을 표현한다.
건물 반대편 역시 바다쪽을 바라보는 앞면처럼 지붕선이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점은 같다. 그러나 배경이 바뀌면서 느낌은 사뭇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 사진=신경섭 건축사진가
다시 클럽하우스 가운데 광장 같은 빈 공간으로 가보자. 하늘에 낸 액자는 하늘빛의 변화를 프레임으로 잡아 보여준다. 그 아래 수면 빛깔도 날씨에 따라 자동으로 달라지면서 대칭 이미지를 만든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해질녘이 되면 바다는 검게 변하고, 저 멀리 수평선 쪽에 반짝이는 불빛들이 드러난다. 고기잡이 배들이 켜놓은 집어등이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완전히 밤이 되면 하늘은 짙은 남색에 가까운 검정으로 변하고, 하얀 지붕은 더욱 새하얘진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건물은 위에서 봤을 때는 엑스자 모양이 분명해보였지만, 실제 평소 눈높이로 보면 그 형태를 알기 어렵다. 그리고 위치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져서 매번 새롭게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건물이 보여주는 것은 `지붕 그 자체의 힘'이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지붕이다. 건축이란 원래 `지붕 만들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건물은 지붕 하나로 승부한 건물이라고 할 정도로 지붕에 올인했다.
건축에서 지붕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집이란 것의 기능 자체가 비와 눈, 뜨거운 햇빛을 막아내는 것이고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붕이다. 그래서 모든 건축은 지붕 만들기다.
디자인에서 지붕은 그 기능 이상으로 중요해진다. 지붕이 건물의 모든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전통 건축에서 초가 지붕과 기와 지붕의 느낌 차이를 떠올려 보라. 곧 지붕은 건축 디자인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는 현대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다. 돌과 나무로 만들던 전통 건축은 지붕의 디자인에 많은 한계와 제약이 따랐지만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공법, 첨단 기술이 등장하면서 현대 건축은 전에 없었던 지붕들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떠올려보자. 이 건물은 하얀 조개 껍데기 같은 구조로 지어졌다. 이 조개 모양 구조체는 그러면 지붕일까? 아니면 벽일까? 이 둘 모두가 된다. 전에 없던 지붕이자 벽이 되기도 하는 지붕이다. 현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지붕이다.

▲ 사진=신경섭 건축사진가
현대의 건축가들은 그래서 매력적인 지붕 만들기로 게임을 벌인다. 영국의 거장 리처드 로저스 같은 건축가를 보면 언제나 독특한 지붕을 선보인다. 지붕은 그만큼 중요하고, 또 어려운 부분이다.
이 사우스케이프 클럽하우스는 근래에 등장한 한국 건축물 중에 가장 지붕이 도드라지는 건물이란 점에서 흥미로웠다.
자세히 보면 지붕은 콘크리트인데도 유난히 하얗다. 콘크리트에 칠한 것일까?
하지만 콘크리트의 표면 느낌이 그대로 드러난다. 처음부터 콘크리트에 하얀 색을 첨가한 화이트 콘크리트다.
조민석 건축가는 늘 독특한 건물을 설계해왔기에 그의 건축물 대부분은 그 형태 자체가 주는 시각적 새로움이 크고 강력했다. 그래서 지붕만 강조되는 건물은 드물었다. 앞선 작품이자 이제 그의 대표작이 된 제주도 다음 사옥의 경우는 그 지붕이 특별했던 경우였다. 그러나 다음 사옥은 콘크리트 구조를 모듈화해 벽과 지붕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어서 이 건물과는 구법이 달랐다. 이번 클럽하우스는 그런 점에서 조민석 건축의 새로운 면모와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특별한 지붕의 맛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건물 구석구석을 살펴볼 차례. 대지와 바로 연결되는 벽면이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건물 벽은 앞서 말한대로 트래버틴. 그 옆 계단 사이를 살짝 띄우고 조명을 넣어 계단이 더욱 강조된다.

▲ 사진=구본준
건물 앞은 조경을 극도로 절제했다.
파란 잔디로 능선의 부드러운 경사를 잘 보여주고, 그 위에 올라탄 건물의 존재감도 커지게 했다.
나무는 약간만 심었지만, 그래서 나무의 존재도 돋보인다. 해의 각도가 바뀌면 트래버틴 벽에 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운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경사지 아래로 내려가면 건물은 정면에선 언덕에 올라탄 얇은 우주선처럼 보이고, 옆에서 보면 전망대처럼 바뀐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조민석의 건축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조민석 건축은 아름답기보다는 독특했다. 그가 내놓는 해법은 얼핏 보면 너무나 과격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공간 프로그램과 디자인은 다른 관점에서 출발하고, 그 결과는 일반 건축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의 건축에 대해서는 호오가 갈리는 편이었다.
반면 이번 사우스케이프 클럽하우스는 그의 건축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으로 어떤 디자인들이 나오게 될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제는 내부 차례다. 저 윗사진 아랫층은 카페. 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카페다. 음악감상실.
파주 헤이리에 있는 아나운서 황인용씨의 음악감상실 `카메라타'의 남해 분점이다. 황인용씨는 소문난 음악광이자 오디오광인데, 오디오는 오래된 빈티지를 좋아하기로 소문났다. 이곳 역시 빈티지 오디오들로 꾸몄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날씨가 좋으면 유리 창문을 모두 열어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이다. 내부의 상징은 역시 오디오. 저 멀리 건물 벽에 아예 오디오를 집어넣었다.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공간. 오디오 역시 아날로그 빈티지를 대표하는 웨스턴 일렉트릭과 클링이다.

▲ 사진=구본준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는 이곳에서도 근사하다. 바다란 얼마나 놀라운 볼거리인가. 바닷가가 아니라면 여기에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골프장을 지으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사진=구본준
리아스식 해안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더욱 매력적이다.
거리에 따라 중첩되는 산들의 모습, 그리고 바다. 이 두가지를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나무의 실루엣.
사우스케이프에서 건축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경이었다. 인공적인 꾸밈을 지양하면서도 필요한 곳에 필요한 요소를 배치하는 조경 자체가 작품이다. 국내 최고의 조경가인 정영선 선생이 거장다운 작품을 보여주고 있었다. 건축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그러면서도 조경 자체의 힘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었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이곳은 식당. 역시 전망 하나로 승부하는 식당. 가구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좋아할 공간이다.
왼쪽 문범 작가의 그림이 눈에 띈다.
음식값은 놀랍도록 비쌌고(운반비 등을 생각하면 그럴 법도 하지만), 음식맛은 비싼 값에 최대한 근접하고 있었다.

▲사진=구본준
그리고, 음식값의 절반 정도는 저 전망을 즐기는 비용일 듯했다.
이 곳이 놀라운 경치를 지닌 해변이어서 티하우스도 놀라운 전망을 보여주는,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의 작품이다. # 뱀다리 둘 - 이거 의자 맞아? 톰 프라이스의 세계 광장 같은 중간 공간에 있는 성게의자입니다. 통 프라이스는 고정 관념을 깨는 소재의 의자로 유명합니다. 의자를 만들 때 전혀 쓰지 않을 법한 재료로, 의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을 주로 선보여왔습니다. 저 성게 모양 의자 옆에 있는 새끼줄 의자도 그렇습니다. 이 작품 이름도 <멜트다운 체어>. 톰 프라이스는 모든 의자에 같은 이름을 붙입니다. 2012년 한국 전시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았던 의자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생각보다는 편할 수도 있고, 생각보다 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의자스러운 것으로는 이런 것도 있고, 아이디어 하나로 스타가 되는 현대 미술과 디자인의 흐름을 톰 프라이스는 잘 보여줍니다.

▲ 사진=신경섭 건축사진가
이곳은 접수 카운터. 인테리어는 차분한 편이다. 가구에 관심이 많다보니 저 카운터가 커다란 나무 원목 하나로 이뤄진 것이란데 먼저 눈이 갔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니 패스.
자세히 보면 카운터 배경이 되는 공간막이 벽이 라면처럼 고불고불하다. 털로 짠 벽처럼 보일 정도다. 무엇일까?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저 라면모양 벽은 이 로비 공간 곳곳에 있다. 물결치는 곡선을 최대한 강조한 저 벽의 재질은?
건축 자재로는 거의 쓰지 않는 마그네슘이었다. 마그네슘을 곡선으로 자르고 이를 엇갈려 중첩시켰다. 그 사이에 작은 구멍들이 생기고, 내부에 설치한 조명이 그 틈으로 새어나온다. 새로운 재료를 과감하게 실험한 것이었다.

▲ 사진=SCOC 제공
사우나다. 홈이 올록볼록한 표면 처리는 요즘 조민석 건축가의 건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디테일.

다시 바깥으로 돌아가 건물을 보자. 조민석의 클럽하우스는 내부도 외부도 모두 재료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재료로만 승부했다. 이런 점이야말로 럭셔리 건축에서 가능한 장면일 것이다. 미니멀리즘, 또는 정갈하고 담백한 디자인은 재료가 좋을 때 가능해진다.

▲ 사진=구본준. 오른쪽 성게 모양 물건은 작품인 의자, 왼쪽 파란 새끼줄로 꼰 것도 의자. 둘 다 톰 프라이스 작품.
고급 건축은 늘 논란을 부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 것을 뭐라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에겐 호기심을 부르는 동시에 거부감도 부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고급 건축에는 고급 건축만의 매력이 있다. 사람들이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와도 같다.
사우스케이프 클럽하우스 건축의 특징은 럭셔리 건축이면서도 그 티를 잘 내지 않는 점이다. 고급스런 재료, 과감한 디자인 자체를 구현하는데 시공비는 상당히 들어갔을 것이다. 금박을 한 가구나,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구조적인 고급'을 추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그러나 이 사치스러운 건물에서도 가장 사치스러운 것은 건물 자체도, 값비싼 마감재도 아닐 것이다. 바로 이 건물에서 즐길 수 있는 저 아름다운 풍경 자체가 아닐까.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많은 논란을 부른 골프장이다. 네 명 한팀이 골프를 치면 하루 2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돈을 내는 것은 이용객들의 자유일테니 개인의 영역이다. 과연 이 장소는?
그래서 이 건물을 보는 것은 흥미롭고, 디자인의 묘미를 즐기는 재미가 있지만 골프를 치지 않는 입장에선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한 것은 지금껏 건축에 이토록 신경을 쓴 건축은, 그리고 한국의 스타 건축가들에게 과감하게 파격적 건축을 의뢰한 경우는 없었다는 점이다.
# 뱀다리 하나 - 또다른 볼거리, `Tee House'
골프장에만 있는 건축이 있다. `티 하우스'다. 골프를 치는 도중 잠깐 쉬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도록 중간에 마련된 공간이다.
골프장의 조경은 전문 조경가가 따로 하지만, 이곳 티하우스는 역시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했다.

저 바위 절벽 위에 있는 건물이 티하우스. 가까이 가서 보면 요런 모양이다.

바다쪽으로는 뾰족 튀어나온 이 건물은 옆에서 보면 마치 위로 살짝 들린 다이빙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역시 김용관 건축가의 사진으로 봐야 역시 제 맛.

▲ 사진=김용관 건축사진가
자세히 보면, 삼각뿔 모양이다. 전망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저런 경치를 마주보니.
그런데 위에 난간이 있다. 유리 난간이어서 투명해서 그대로 풍경이 비친다. 저 위 역시 전망 공간.
이 티 하우스는 옆 모습과 앞 모습이 전혀 다른 반전을 보여준다. 골프장 잔디 쪽에서 보면 그 모습이 독특하다.

건축가는 지붕을 잔디와 연결시켰다. 앞에서 보면 이렇게 넓게 퍼진 삼각형 모양이지만, 원근법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실제로 맨 앞에 가면 상당히 뾰족하다.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타이타닉 놀이'가 가능하다.

이 요상한 의자는 영국 디자이너 톰 프라이스의 작품 <멜트다운 체어>입니다.


좀 더 성게스러운 것으로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그럼 이 성게 의자의 재료는 뭘까요?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전선 케이블을 묶는 플라스틱 타이란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by 구본준 http://blog.hani.co.kr/bonb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