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서 욕먹을 짓
김광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어른이 되어서 깨달음의 지경까지 이르다가 다시 내리막길을 가요 그래서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고 그래요.나이가 들면 반들반들했던 몸의 피부가 쭈그러지고 얼굴도 이상해지고 자주 씻지 않으면 구더분한 냄새가 나요.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과 겸상을 꺼리고 경로석 근처에도 오질 않는 것같아요.
이글을 쓰는 나 역시 보통 나이가 아니에요 옛날 같았으면 고려장에 몇번 갔다올 나이인데 하도 오래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이 나이에 어디가서 아는체 좀한다고 나물하지 않아요.그런데 젊어서는 정의감이 몸에 배어서 바른 소리를 하고 불의한 놈이 나타나면 삿대질을 하면서 주둥이를 닫게 하던 사람이 나이가 드니까 오히려 세력있고 불의한 자의 편에서서 거품을 물고 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퍼져요.그 사람들 돈이나 권력 필요하지 않을때가 됐는데 왜 그러나하면서 나도 저런 망녕떠는게 아닐까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어요.김동길 박사나 박찬종 같은 분들이 테레비 나와서 우리 생각과는 다른 얘기 꺼낼때 참으로 서글퍼져요.
나이가 들면 어디서 오란다고해서 가면 안돼요.술좌석이나 식사자리 같은데 세대차이 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득보다 해가 더 많아요.남이 돈쓰는 자리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해요.컴퓨터를 배워서 혹시 남의 글에 댓글을 달아도 칭찬글이나 달지 애써 쓴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방정맞은 글은 절대 달면 안돼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만있으면 되는데 나서서 욕지랄하는 사람들 나이 헛먹은거에요.사는 거 잠깐이에요.이동안 인간답게 살아온 사람들을 우리는 성인(聖人)이나 위인(偉人)으로 불러요. 누구나 위인이 될수가 있고 때로는 성인도 될수 있으면서도 모두가 다 그런거 아니에요.성인이나 위인처럼 행동하는 것도 사람값하는 한가지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