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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대소설

[금병매(金甁梅)](36) ※제2장 색한 서문경 12회

작성자광남동요셉|작성시간26.06.18|조회수24 목록 댓글 0
금병매 (36)
제2장 색한 서문경 12회


“조건이라뇨?”
금련은 표정이 약간 굳어지며 왕파를 가만히 바라본다.

“조건이라고 해서 뭐 어려운 게 아니라우.
옷을 우리 집에 와서 짓는다는 조건이지”

“할머니네 집에 가서 짓는다구요? 어디서 지으면 어때서 그래요?”

"아 글쎄, 생각해 보라구.
옷을 지으려면 먼저 옷 입을 사람의 몸치수를 재야되잖아.

그리고 마름질을 해가지고 몸에 걸쳐보기도 해야지. 그래야 옷이 잘 맞지.
그런데 색시네 집이 바느질집도 아닌데, 낯선 남자가 옷 때문에 드나들어서 되겠어. 남의 눈에 이상하게 비칠 게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러죠. 그거 뭐 어려운 일이에요.
할머니네 집이 우리 집에서 먼 것도 아니고, 바로 옆인데....”

“그럼 됐어. 일을 언제부터 시작할까?”

“언제부터라도 좋아요, 나는”

“빠를수록 좋으니까 그럼 내일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내일 아침 먹고 우리 집으로 오라구”


“예, 알았어요”

“난 혹시 색시가 거절을 할까 걱정이었는데, 참 잘 됐지 뭐야. 그럼 내일 만나요”

왕파는 싱글벙글 온 얼굴에 흡족하고 기분 좋은 웃음을 떠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도로 비단을 들고서 계단을 내려간다.

집으로 돌아간 왕파는 곧 심부름하는 아이를 시켜 서문경에게 일이 잘됐으니 내일 아침을 먹고 천천히 나오라고 전갈을 했다.

이튿날 아침, 금련은 남편이 조반을 먹고 행상을 하러 집을 나서자, 경대 앞에 앉아 여느 때보다 한결 곱게 화장을 하고, 화사한 봄 나들이옷을 꺼내어 갈아입었다. 그리고 영아에게 집을 보도록 이르고서 왕파네 찻집을 찾아갔다.

“아이구 색시, 어서 와요”

왕파는 호들갑스러울 지경으로 금련을 반긴다.

“너무 일찍 왔는지 모르겠어요”

“일찍이는... 자, 어서 방으로 들어가자구”

왕파는 금련을 깊숙한 안쪽 큰방으로 안내한다.

꽤 넓고, 깨끗하게 정돈된 방이다.
침상이 있고, 장롱과 경대가 있으며 탁자가 두개 놓여있다.
벽에 붙여 놓은 작은 탁자위에는 어제 봤던 그 비단 한필과 실, 바늘, 그리고 잣대가 준비되어 있다.

금련은 왕파네 가게에는 차를 마시러 여러 번 와 봤지만, 이렇게 안방까지 들어와 보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곧장 방안을 두리번거린다.


“조금 기다리면 옷 임자가 올거야. 몸치수부터 재야 일을 시작하지. 자, 차부터 한 잔...”

왕파가 호도와 잣이 든 차를 가지고 와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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