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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거부의 길](37)제1화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 37 “당신 나 배신하면 안 돼”

작성자광남동요셉|작성시간26.06.12|조회수21 목록 댓글 0
“당신 나 배신하면 안 돼”


밤이 점점 깊어 가고 있었다.
장대한은 아내를 안고 침대로 갔다.
사랑을 나눌 때 여자는 남자의 전부가 된다.
장대한은 아내를 격렬하게 애무했다.
어두운 창에 하얀 꽃송이들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러한 눈송이들이 눈에 들어올 까닭이 없었다.
장대한은 아내가 옷을 벗자 서둘러 진입했다.
아내가 뱀처럼 두 다리를 장대한의 등에 휘어 감았다.
장대한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침대는 어두웠고 아내의 하얀 몸뚱이만이 어둠 속에서 우윳빛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장대한은 아내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망망대해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망망대해에서 흔들리는 나뭇잎 같았다.
그는 물결치는 대로 나부끼다가 깊은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긴 시간이 흘러갔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바다가 잔잔해지고 서로의 가쁜 호흡이 들렸다.


“내 새끼.”

아내가 장대한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토닥거렸다.
흡족하고 기꺼운 목소리였다.
사랑은 30분도 되지 않아 끝이 났다.
장대한은 아내에게 엎드려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마실 거 줄까?”

아내가 장대한에게 입술을 포갠 뒤에 물었다.

“응.”

아내가 알몸으로 주방으로 나가 주스를 한 잔 가지고 왔다.
장대한은 아내와 주스를 나누어 마셨다.


“눈 좀 봐.”

아내가 장대한의 옆에 앉아 창을 가리켰다.
장대한은 아내의 가슴에 손을 얹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눈이 아직도 푸짐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엄청나게 쏟아지네.”

장대한은 탄성을 내뱉었다.

“당신 나 배신하면 안 돼.”

아내가 장대한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장대한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미 주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후회되지는 않았다.
아내가 모른다면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장대한은 새벽에 아내의 아파트를 나왔다.
밤새 눈이 내려 발목까지 쌓이고 있었다.
낙산 판자촌으로 오르는 길은 더욱 미끄러웠다.


‘서울이 온통 하얗구나.’

장대한은 공터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서울시내와 낙산 판자촌도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었다.
아내는 지금쯤 깨어서 울고 있을 것이다.


‘도우미 여자들이 돌아왔구나.’

장대한은 눈 위에 발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그렇게 생각했다.
눈은 그쳐 있었으나 폭설이 내려 인적이 없었다.
장대한은 대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왔다.
커피를 끓여 마시고 노트북을 부팅시켰다.
밖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새벽에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이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장대한은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원고는 이제 익숙해져 있었다.
신문기사를 쓰듯이 한나절이면 30~40매를 쓸 수 있었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글:이수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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