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 “얼마짜리가 될 것 같습니까?” 장대한은 머리를 긁적였다. 남자인 그가 음식을 해서 여자에게 대접한다는 것이 멋쩍었다. 그러나 이것은 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남은 칼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스스로 맛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3500원을 받으면 맛이 훌륭한 것이다. 맛은 이 정도로 하고 기왕이면 손님들이 3500원을 내고도 기분 좋게 양도 넉넉하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치도 겉절이를 내놓을 작정이었다.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어 먹음직스럽고 맵게 해야 한다. 매운 맛은 중독성이 있다. 김치를 많이 먹을까봐 일부러 짜게 하면 손님들이 다시 오지 않는다. 칼국수를 먹으면서 그와 같은 사실을 메모했다. 메모를 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홍보는 어떻게 하지?’ 장대한은 칼국수를 먹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음식은 먹어 본 사람의 입을 통해 소문이 난다. 입소문이 나려면 적어도 몇 달이 걸린다. 기왕이면 인터넷 시대니까 서울에서 가장 싸고 맛있는 집으로 홍보를 하자. 장대한은 칼국수를 먹으면서도 사업 구상을 계속 해나갔다. 칼국수를 3500원을 받으면 사람들이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1000원은 충분히 남는다고 생각했다. 칼국수를 먹고 설거지를 했다. 사방은 이미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그때 정옥란이 칼국수 그릇과 커피 두 잔을 끓여 가지고 왔다. “칼국수를 얻어먹었는데 대접할 것도 없고… 커피라도 드세요. 다방 커피지만….” 정옥란이 웃으면서 말했다. “고맙습니다. 들어오세요. 홀아비 냄새가 나겠지만….” 정대한은 정옥란을 방으로 들어오게 했다. 사람들에게 상냥한 것도 연습을 해야 한다. 정옥란이 그의 방에 들어와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왜 칼국수를 끓였어요? 칼국수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보다… 맛은 어떻습니까?” “좋아요. 남자가 끓여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어요.” “이 정도면 얼마짜리가 될 것 같습니까?” “6000원이요. 요즘 칼국수 값이 그 정도 하지 않아요? “그렇지요. 이걸 3500원에 팔면 사 먹을 겁니까?” “그럼요. 요즘 3500원짜리 음식이 어디 있어요? 근데 왜요?” “칼국수 장사를 해보려고요.” 장대한은 정옥란의 풍만한 가슴을 눈으로 더듬으면서 말했다. ‘임자 없는 여자니까 한 번 깔고 눌렀으면 좋겠네.’ 장대한은 엉뚱한 생각을 했다. 남자들은 여자를 보면 망측한 생각부터 한다. 에그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장대한은 공연히 히죽거리고 웃었다. 정옥란이 밉상은 아니다. 30대의 물이 오른 여자니 탄력이 있을 것이다. 장대한은 상상 속에서 정옥란의 옷을 벗기고 마음대로 희롱했다. “정말이에요?” 정옥란은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표정을 하는 정옥란의 얼굴이 뜻밖에 예뻐 보였다. 글:이수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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