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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작성자이랑 최범석|작성시간26.06.15|조회수17 목록 댓글 0

풍력

       -영일만에서

                                 이기철

 

 

 

 일찍이 나는 호롱불 예찬자였다

 그러나 오늘은 저 학의 날개 같은 수평의 흰 손을 예찬하자

 본래 하늘의 것인 바람을 끌고 오는 저 섬섬옥수의 힘을,

 우리가 대기라 부르는 그것, 우리가 환경이라 부르는 그것

 우리가 자연이라 부르는 그것들이 지치고 병들 때

 순정과도 같이 푸르게 나부끼는 저것

 저도 그리움이 있다는 듯 온종일 날갯짓을 하는 저것

 아이들이 띄운 풍선이 바다를 항해 날고

 엄마에게 처음 핀 꽃 이름을 배우는

 아이들이 벗어놓은 신발에

 오늘 처음 지구까지 여행 온 햇빛이 담긴다

 비상하는 새들의 날개에 닿는 바람도

 오늘 처음 태어난 바람이다

 저것이 돌아가면서 일으키는 힘은

 풀씨들 열매들 소와 말들의 삶을 푸르게 되돌려준다

 병든 것을 소생시키는 바람의 처방전들

 오늘도 유구한 손짓인양

 풍력발전기는 돈다

 

 

       (서정시학 2007.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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