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윤상섭 전시작 마하쿰브 천상재회 중에서. 편집 : 장한기)
윤상섭 사진전 “MAHA KUMBH 天上再會”
(글 : 사진평론가 장한기)
오지사진 중에서도 신의 영역에 접근하는 티벳이나 인도 등지의 사두들의 수행과정을 집중 탐구하여 사진전을 펼치고 있는 사진가 윤상섭이 2011년 티베트 고원에서 펼쳐진, 타루초에 실어 보낸 천상재회 제1탄에 이어, 이번에는 인도의 ‘쿰브 멜라(성수로 목욕하는 축제)’중 세계 힌두인들의 최고의 성지로 알려진 12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알라하바드 축제(마하 쿰브 멜라)’에 참여하여 성수로 목욕하는 ‘나가사두(벌거벗은 성자)’들의 수행 장면을 심층 탐구하여 “마하 쿰브 천상재회”라는 주제로 천상재회 제2탄 사진전을 개최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알몸으로 태어나 이승에서의 생활을 현실의 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신의 영역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일관하며 벌거벗은 인간원래의 모습으로 수행한다는 ‘나가사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마하쿰브’의 흰두신화에 의하면,『아주 먼 옛날 불멸의 생명수로 전해진 암리타(Amritha)가 담겨진 항아리를 놓고, 신들과 악마가 12일간 전투를 벌인 끝에, 승리한 신들이 암리타를 나눠 마시고 신성을 얻게 되었다는 설이다. 그런대 신들과 악마의 전투 중에 암리타(성수) 4방울이 지상에 떨어졌는데, 인도북부 나시크지방의 고다바리강과, 갠지스 강의 알라하바드(Allahabad), 우자인(Ujain), 하리드와르(Haradwar)라는 네 곳이었다고 한다.
‘쿰브 멜라(Kumbh Mela)’는 이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여 힌두교도들이 암리타가 떨어진 이 네 군데 성지를 순례하면서 암리타의 신성(神性)이 깃든 갠지스 강물로 목욕하는 행사를 말한다. ‘쿰브’는 힌두어(語)로 주전자. 항아리를, ‘멜라’는 축제를 뜻한다. 천계의 하루는 인간계의 1년이어서, 12일의 전투는 인간계의 12년이 되는 셈으로, 축제는 네 군데 성지에서 3년에 한 차례씩 돌아가면서 열리게 된다. 네 군데 성지에서 열리는 ‘쿰브 멜라’에 모두 참여하려면 12년이 걸리는 것이다.
이 축제에는 히말라야 산 속에서 은둔 수행하던 사두(Sadhu)를 비롯하여 요가수행자(Yogi), 아쉬람의 구루(Guru) 등, 힌두교 각 종파의 지도자들이 수많은 제자와 교도들을 이끌고 참가하는데, 평소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던 나체 수행자 나가사두(Naga Sadhu)들도 이 의식에는 대거 참여한다. 인도인들은 생명수 암리타가 떨어진 강물에 몸을 담그고 이 물로 몸을 씻으면 생과 사의 고리에서 자유로워지거나, 죄가 소멸된다고 믿었다. ‘쿰브 멜라’는 생명수가 떨어진 네 지역에서 3년마다 1번씩 열리지만, 그중 알라하바드에서 12년에 한 번씩 열리는 행사가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마하(큰) 쿰브 멜라(축제)’라 부른다.
‘마하 쿰브 멜라’는 무슬림들의 메카순례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데, 현지에서는 1억 명 정도가 순례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순례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수만 개의 천막과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고 수천 명의 청소요원을 고용할 정도였다. 이때가 되면 신분과 상관없이 세계 각국의 힌두교인들이 알라하바드로 몰려들고, 행사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갠지스 강에서 이 목욕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힌두교도들은 식솔들과 함께 험난한 순례 길에 오르는데, 이 기간 중 순례자들은 사두들을 만나 영적 깨달음에 이르기도 한다.
축제 기간에 행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는 점성술사가 별의 위치를 보고 정하는 '상서로운 목욕의 날'로, 이 날 수백만 명이 넘는 힌두교도들이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묵은 죄를 씻어 내는 의식을 치른다. 축제가 시작되면 먼저 사두, 요기, 구루가 성스런 갠지스 강물에 뛰어들어 몸을 씻고 강물을 마시는 의식을 치르고, 뒤를 이어 일반 힌두 신자들이 성스런 강물에 몸을 담근다. 밤이 되면 종이 잔에 촛불을 밝혀 강물에 띄워 보내는 의식이 이어진다. 이 행사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완전 나체로 수행하는 ‘나가사두’들인데, 처음 태어날 때 모습 그대로 벌거벗은 채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행을 거룩한 수행의 길로 받아들인 ‘벌거벗은 성자’ 들이다.』
인간의 원죄는 현대인들의 신앙에 따라 분류하는 척도가 서로 다르나, 그것이 어떤 종교든 인간은 원죄로부터 속죄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으며, 이로부터 구원을 받기 위하여 종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양면성은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으로 나누어지며, 그에 따른 갈등 또한 심화되어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종교나 종파와 관련 없이 성직자에 대한 존엄은 모든 인간들의 숭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도 성지에서 벌어지는 벌거벗은 성자들의 축제의 형상은 과학문명인들의 세계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것도 한두 명에 극한된 것이 아닌,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두들의 축제는 그 자체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며 그 존엄성을 인정받게 된다.
그래서 매 3년마다 열리는 ‘쿰브 멜라’나 12년에 한 번씩 열린다는 ‘마하 쿰브’는 성스러운 종교의식으로 그 가치를 세계로부터 인정받게 되었으며 이를 보기위한 관광객들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들어 현대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또 하나의 불가사의를 탄생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