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출신학교와 학생의 본명을 이니셜 처리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두툼한 선배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부러워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멋져 보이던 합격수기를 제가 직접 적으려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G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 졸업예정이고 올해 12학번으로 고려대학교 국제어문학부 새내기가 된 GJE 입니다.
저의 대학입시는 좋게 말하자면 단점을 최대한으로 극복하고 제가 가진 장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세웠다고 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얌체같이 전형들을 고르고 골라 운 좋게 합격했다고 할 수 있어요.
처음 고등학교 1학년은 그럭저럭 나오는 모의고사 점수에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수능으로 충분히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점점 본 실력이 드러나면서 모의고사 점수는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특히 투자한 것에 비해 형편없는 결과가 나오는 수학 과목에 좌절을 느끼며 그렇게 대책 없이 2학년 1학기를 마쳤어요. 그래서 여름방학이 오기 전 엄마와 저는 모든 대학교의 입학안내서와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수시 전형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며 긴급대책을 내렸고, 그것이 바로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공부했던 영어를 살려 수시전형을 노려보자는 전략이었어요. 그 동안 그나마 쌓아왔다고 생각하는 비교과 활동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외국어 공인시험 공부를 했어요. 저는 외국에서의 유학경험이 없었던 순수 국내파였기 때문에 다른 해외파 친구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는데, 오히려 이러한 불리한 조건이 자극제와 동기 부여 요소로 작용하여, 2학년이 끝날 때까지 중국어 공인어학시험인 新HSK에서 5급, 900점대의 TEPS점수, 그리고 각종 전국단위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그렇게 탄력을 받아 다른 친구들이 기숙학원이나 종합학원 등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 등 수능공부에 매진하는 2학년 겨울방학 동안 저는 수능보다는 TOEFL과 TOEIC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과 3년간 꾸준히 해 온 영어통역봉사와 영문잡지스크랩을 포트폴리오로 정리하는 데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하지만 요번 입시에서 가장 제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러한 비교과나 스펙 등 외부적인 요소보다는 학교 내신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신 챙기기가 힘든 특목고에서의 2점대 내신이 서류평가에서 크게 작용한 것 같기 때문이에요. 특히 2학년 중간에 내신 성적이 저조하여 쫓겨났던 학교 특별반에 복귀하는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가 되었고, 또한 2학년 때 말아먹은 내신을 커버하려고 노력하였던 3학년 1학기의 내신 성적이 다른 학년 및 학기에 비해 반영비율이 높았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남들처럼 화려한 활동경력을 뽐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실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자기소개서를 조금 일찍 쓰기 시작했는데요,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부터 주요대학들의 지난해 자기소개서 문항들을 바탕으로 아웃라인을 잡았어요. 이때 문항들 간에 연관성과 흐름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컨셉을 잡았는데, 로고스에서 했던 자기소개서 수업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막막하기만 했던 자기소개서 작성이었는데 이 수업에서 선생님과의 1:1 시간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때부터 시작한 자기소개서는 틈틈이 수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전체를 모두 뒤집어 엎기도 하며 마지막 제출일까지 수십 번 수백 번을 고쳤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대학들이 비슷한 문항을 물어보고 있긴 하지만 절대! 복사+붙여넣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에요! 각 대학마다 글자 수도 다르고 요구하는 것 또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작성해야 해요!) 제 경우에는 해외 유학 경험 없이 국내에서만 외국어 공부를 한 것에 초점을 두고, 외국 유학파 친구들에게 자존심 상했던 경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자기주도학습법 등을 부각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약했던 수학과목을 커버하며 외국어 학습에 대한 남다른 열의와 관심을 표현하였답니다.
3학년이 되면서 정시가 아닌 수시로 굳히면서 수시전형에 쓸 수 있는 모든 전형을 노렸기 때문에 한글 자기소개서 뿐만 아니라 영문 자기소개서도 써야 했고, 여기에 대학은 대학대로 학과는 학과대로 달랐기 때문에 제가 써야 했던 자기소개서 양은 어마어마했어요. 수시가 안 되었을 최악의 경우 때문에 수능 공부도 꾸준히 해야 했고, 논술도 공부해야 했으며, 여름방학부터는 한국어와 영어 면접 모두 준비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준비는 더더욱 버거웠어요. 그 당시엔 정시도 수시도 완벽한 것 하나 없이 질질 끌고 가는 수험생의 정체성 혼란(?)을 느끼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기회가 된다면 절대 모든 것을 다 잡으려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전형을 노려볼 수 있었고 덕분에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만을 살려 각종 수시1차 전형들에서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와 영어영문학과, 고려대학교 국제어문학부 등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때문에 이 글을 보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3월, 즉 고2 겨울방학이 가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잘 세우라는 말이에요. 어떤 친구는 수시보다는 수능이 더 유리할 수도 있고, 어떤 친구는 분명히 자신에게 유리한 수시전형들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꼭!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돌아보고, 각 대학 13학년도 입학안내를 살펴보며 활용할 수 있는 전형들을 노려보라는 것이에요!
앞으로 1년 동안 막막하고 속상한 일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그 1년 꾹 참고 열심히 하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도 없고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해진답니다. 두서없이 써 내려간 이야기지만, 조금이나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