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 진짜 일반 커피와 똑같을까?
최근 커피와 관련해서 눈에 많이 띄는 흥미로운 소식이 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일반 커피 못지않게 정신이 번쩍 깨고 기분이 좋아지는 각성 효과가 있다"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인데도 잠이 깨고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아일랜드나 호주 연구진의 발표를 인용하며,
디카페인이 일반 커피를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되곤 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고혈압 등 심혈관계 환자나 임신부, 수면장애 환자, 골다공증을 염려하는 사람 등
카페인을 피해야 할 사람들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 닙니다.
하지만 카페인이 있는 커피와 없는 커피의 각성 효과가 똑같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어떤 게 사실이고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1. '디카페인 각성 효과'의 과학적 근거
최근 연구들이말하는 디카페인 커피 효과의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① 오픈 라벨 플라시보(Open-label Placebo) 효과
호주 시드니 대학교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매일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에게
"이것은 카페인이 전혀 없는 디카페인 커피입니다"라고 미리 정직하게 알려주고 마시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끊었을 때 생기는 두통, 피로감, 졸음 등의 금단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우리 뇌는 수년간 반복된 커피 섭취 경험 때문에 커피의 향, 맛, 촉감만으로도 각성 상태를 기대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건화(Conditioning) 효과로 인해 실제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을 마셔도
피로감이나 졸음 같은 주관적 증상이 일부 완화되는 것입니다.
②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
아일랜드 국립대학 연구진(존 크라이언 교수팀)은
커피 속 풍부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클로로겐산 등)에 주목했습니다.
카페인을 제거해도 이 성분들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 물질들이 장(腸)에 도달해 장내 미생물을 활성화하면
이 신호가 신경망을 타고 뇌로 전달되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리프레시(Refresh) 시켜준다는 가설입니다.
2. '효과가 똑같다'는 말은 뉴스의 과장, 실제 효과 비교
그렇다면 진짜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의 각성 강도가 완벽히 같을까요?
연구진들이 정밀하게 측정한 두 커피의 실제 '체급'을 비교해 보면 명백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학계 논문에서 말한 '차이가 없다'는 표현은 커피를 달고 살던 사람이 아침에 커피를 못 마셨을 때 느끼는
‘불안감, 두통, 짜증 같은 역효과(금단 증상)를 해소해 주는 능력’이 대등하다는 정도이지
커피의 "강력한 각성 효과까지 완벽하게 동일하다"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와전되고 과장된 것입니다.
3. 그렇다면 각성효과 외 다른 건강 기능적인 측면은?
각성 강도는 일반 커피가 훨씬 강하지만, 다른 효과 측면에서는 당연히 두 커피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 당뇨나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고 할 때
그 이점을 주는 핵심은 카페인이 아니라 커피 열매 자체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클로로겐산)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디카페인 추출 공정(스위스 워터 공법, CO2 공법 등)은 화학 물질 없이 물이나 이산화탄소만을 이용해
카페인만 거의 대부분(미국 97%, 유럽 99% 이상)을 제거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다른 유효 성분과 커피 본연의 풍미는 그대로 보존됩니다.
따라서 인슐린 분비를 돕고 염증을 줄여주는 장기적인 건강 효능은
디카페인으로도 충분히 똑같이 누릴 수 있습니다. <끝>
[출처] 디카페인 커피, 진짜 일반 커피와 똑같을까?|작성자 자전과 공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