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서문곤
우리는 알고 있었다.
모르는 척했을 뿐
빛이 드는 창가에 앉아
그늘이 길어지는 걸 보면서도
그저 해가 기운다고 말했지.
너의 침묵이
사실은 대답이라는 걸
나는 이미 읽고 있었고
나의 웃음이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는 걸
너도 눈치채고 있었을 텐데.
우리는 서로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가장 정확한 말을
끝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오래,
더 깊이,
틀린 자리에 서 있었다.
진실은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손을 뻗으면 다칠 것 같아서
주머니 속에 넣어둔 채
결국
우리는 아프지 않기 위해
조금씩 망가지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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