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시 문학방

한 시절

작성자세오|작성시간26.06.21|조회수9 목록 댓글 0

한 시절

 

서문곤

 

거리는 기억하고 있었다.

한때,

이 골목에 웃음소리가 넘쳤다는 것을.

젊은 것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갔다는 것을.

 

유리창 너머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음악이 흘렀고,

누군가는 처음 사랑을 고백했고,

누군가는 취한 채로 길을 잃었다는 것을.

 

그러나 지금 거리는 말이 없다.

빈 유리창마다 하얀 쪽지 하나씩 붙어 있다.

‘임대문의’

그 네 글자가 이렇게 쓸쓸할 줄은 몰랐다.

 

누군가의 꿈이 접힌 자리.

누군가의 청춘이 마지막 불을 끄고 나간 자리.

쪽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붙어 있지만,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한숨이 접혀 있을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