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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지기 일기

[Another World is Possible. 꿈꾸는 천일기도 246일] 6월 9일.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09|조회수64 목록 댓글 0

오늘도 좋은날입니다.

 

아침열기 후에 걷기명상을 갑니다. 불날은 농사짓는 날이니, 먼저 농사를 시작하는 배움지기들, 동무들과 걷기명상을 할 이 사람이 있습니다. 걷기명상 시작에 목공실 앞을 지나는데 천지인 동무들이 웅성거립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보니 한쪽에 낯선 회색 고양이가 묶여 있었습니다. 목끈이 있는 것을 보니 주인이 있는 듯한데 아마도 누군가 거기에 묶어놓고 간 모양입니다. 헐.

 

동무들과 걷기 중에 바닷가 길을 걷는 데 흙길이었습니다. 농삿날은 맨발걷기를 못하니 이곳에서 하고자 양말을 벗었습니다. 딱딱하고 뾰족한 부분도 있지만 참고 걸었지요. 맨발로 걸으면 지구를 직접 느끼는 듯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배움터 정문에 모여서 한옥현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논과 밭의 상태를 말씀하시면서 한숨을 쉬시더군요. 농사에만 집중해도 될까말까인데 그렇지 못하는 저희들이 안타까우신 모양입니다. 저도 지난 주 순례에 온통 집중하느라 배움터 논을 놓쳤어요. 아직도 멀고 먼 농적 삶입니다. 그래도 심기일전 心機一轉 하렵니다.

 

고추밭, 대파밭 풀메기, 감자캐기, 깻잎 따기등을 했지요. 4,5학년들은 대파밭으로 갔지요. 대파가 아직 애기이다보니 동무들이 쪽파라고 부릅니다. 햇빛은 따갑고 호미질 하기는 싫고, 왜 우리는 늘 풀을 메냐며 투덜거립니다. 자신들도 천지인들처럼 괭이들고 감자 캐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괭이 비슷한 풀을 긁는 조그만 갈퀴 모양의 길다란 연장을 주었지요. 꼼꼼한 작업은 어렵지만 이랑 사이에 넓게 난 풀을 메기에는 좋은 연장입니다. 새로운 연장을 받고 다시 기운 내서 동무들이 일을 하네요. 선생님이 대파밭 다 매기 전에는 점심 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11시 30분이 되니 그만 하라고 하십니다. 일은 당당 멀었는데요.

 

점심 때에 오방이 와서 한옥현 선생님과 한 상에서 밥모심을 하며 이런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점심 밥모심에 맞춰 마을인생학교 졸업생 재웅이 아이스크림 한 가득 짊어지고 왔습니다. 고유가지원금으로 동무들 먹으라고 샀답니다. 점심밥모심을 마치고 초등동무들에게 하나씩 쥐어주었습니다.

 

오후 배움입니다. 리코더 배움, 밥상공부 등이 펼쳐졌지요. 밥상공부 때에는 매실 따고 씻고 꼭지 따서 다시 한 번 더 씻어 건져놓기까지 했습니다. 닭장 앞 경사지에 매실나무들이 여러 그루 있는데 풀과 작은 나무들이 무성해서 들어가기 사납지요. 제일 만만해 보이는 한 그루를 선택해서 낫질하며 들어가서 땄습니다. 워낙 자세가 나오지 않아서 서커스를 하다시피 하다 더 이상은 무리여서 중간에 나왔지요. 몸 여기 저기가 ㄲㄲ. 돌아오는 울력 때에 닭장과 향연네 아래쪽 매실나무 주변 정리가 필요하겠네요.

 

푸른솔가족은 말씀과 밥의 집에서 하루마무리를 했습니다. 절편 떡과 매실효소물을 같이 주었지요. 매실효소물을 모두들 잘 먹네요. 동무들은 뭐가 그리 웃긴지 쉴 새 없이 웃습니다.ㅎㅎ

 

동무들이 모두 떠나고 배움지기 하루 마무리, 그리고 학교 배움지기 살림 모임을 하였습니다. 가장 큰 주제는 19일 단오이야기입니다. 

 

어느새 저녁밥모심 시간입니다. '논어 연찬' 공부하러온 목강에게 어제 푸른솔 가족 동무들이 쓴 롤링페이퍼를 드렸지요. 밥모심을 마치고, 아까 건져 놓았던 매실을 항아리에 담고 설탕을 부어주었습니다. 이제 잘 발효가 되겠지요.

 

이제 창 밖은 깜깜해졌네요. 저도 작은집으로 향할 것입니다.

 

오늘도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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