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기도 날마다 잔치
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
앵무산 자락에 위치한 사랑어린학교에서 오는 28일(토) 사랑어린 벗님들,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마을잔치를 엽니다. 인디언 부족 사회에서 음식은 땅에서 와 우리에게 생명을 준다는 의미로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서로에 대한 생각과 관심을 표현하고 한 가족이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지요. 가족만이 밥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워냅니다. 잔칫날 소박하고 정갈한 밥상으로 우리는 한 형제,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한 가족, 한 형제자매이고 마을이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마을은 높은 사람이 없습니다. 단지 지혜로운 어른이 계시지요. 낮은 이도 없습니다. 그저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있지요. 주인도 없습니다. 그러니 노예도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마을은 품어 안아주지요. 아이들은 등굣길에 날마다 옛놀이를 하며 마을길을 걷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학교가 자리한 해룡면의 7개 마을 하사, 농주, 선학, 계당, 와온, 노월, 상내에 아침걷기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노래, 달음박질로 마을은 활짝 기지개를 펴요.
매일 아침 8시와 한낮인 12시, 해가 사위어가는 6시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속으로 가만히 만트라를 되뇌어봅니다. ‘천지여아동근 만물여아일체.’ 하늘과 땅이 나와 그 뿌리가 같고 이 세상 만물이 나와 한 몸이다. 세상 모든 것들의 근원이 같고 서로 연결되어있음을 다시 한 번 새겨보지요. 마음에 촛불 하나 밝힙니다.
올해 잔치에는 청국장 레게밴드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인디밴드 <김반장과 윈디시티>의 특별공연이 펼쳐져요. 공연도 하고 아이들과 어울리며, 마을잔치에서 호흡하는 이들의 자유로운 모습과 리듬에 와온 바다가 더욱 붉게 물들겠네요. 학교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앵무산도 덩달아 춤을 추겠지요. 오시는 분들 모두 우정과 환대의 선물을 함께 나눠요,
아이들을 앞세우고 어른들이 도와주는, 높낮이가 없고 모두가 하나 되는, 드림정신이 꽃 피어나는 세상을 만들어봐요. 잔치를 이끌어가는 아이들,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어른들,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운 마음으로 나눌 줄 아는 우리들이 바로 새로운 세상입니다.
그대 마음속의 집
우리는 슬픔도 고통도 없는 마을에서 산다네
사랑의 강이 흐르고 온갖 생명들의 기쁨이 가득한 곳
모두의 마음이 한 곳에서 흐르고 시간의 흐름을 느낄 일이 없는 곳
모두가 고통에서 자유로운 곳
모든 것은 드림으로 이루어지고 모두가 한가족이라네
모자람도 걱정도 없고 어떤 모습의 욕심도 없네
높은 이도 낮은 이도, 주인도 노예도 없는 곳
모두가 빛이지만 불타는 연기는 없네
그 마을에는 사랑어린 연금술사들이 산다네
그대 마음속의 집
[광장신문 10월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