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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가식 서가숙(東家食 西家宿)

작성자오가네|작성시간11.10.26|조회수23 목록 댓글 0

역사상 얼굴 두껍고 속이 시커먼 리더 중에 한명을 꼽으라면 단연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劉備)일 겁니다.

유비는 전혀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마음과 표정관리에 있어서 거의 후흑학의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리 저리 쫓겨 다니며 눈칫밥을 먹어도 전혀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의대가였고,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시도 때도 없이 대성통곡하여 위기를 모면했던 표정관리의 대가였습니다. 특히 동가식서가숙의 넉살과 뻔뻔함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잔다는 동가식서가숙이란 말이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백과전서 중에 하나인 태평어람(太平御覽)에는

동가식서가숙이란 어원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산동성의 옛 지명인 제()나라에 어떤 처녀가 있었답니다.

인물도 좋고 집안도 좋은 그 처녀에게 어느 날두 집안에서 청혼이 들어왔는데,

동쪽집의 신랑감은 인물은 볼 것이 없으나 부잣집 아들이었고,

서쪽집의 신랑감은 인물은 뛰어나지만 집안은 볼 것 없는 가난한 집이었습니다.

인물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부를 선택할 것인가? 

처녀의 부모는 처녀에게 뜻을 물었고 처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면 안 되나요?.”

일명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의 이란 말이 나온 부분인데요.

집안 좋은 총각과 낮 생활을 같이하며 부를 누리고,

얼굴 잘 생긴 총각과는 밤 생활을 같이 하며 사랑을 즐기고 싶다는 대답이었죠.

 

이런 실리적인 생각은 옛날 일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하면

동가식서가숙의 대답을 뺨치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 연예는 마음에 들고 잘생긴 사람과 하다가,

결혼은 부모님의 정해 주신 유능한 사람과 하고 싶다는

유비에 버금가는 후흑의 대가 같은 대답 말입니다.

어쩌면 현실적이고 똑똑한 대답 같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해지는 대목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선택하겠다는

어딘가 젊은이다운 패기가 느껴지는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 너무 감상적인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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