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두드린 30분…이재명 대통령과 교황의 첫 만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교황궁에서 레오 14세 교뢍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 방송 : CPBC 라디오 <행복을 여는 아침>
○ 진행 : 오수진 아가타
○ 출연 : 김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드디어 만났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는데요.
오늘도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취재 중인 CPBC 김혜영 기자를 연결해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 오수진 : 김혜영 기자 안녕하세요.
▷ 김혜영 : 오늘도 로마에서 인사드립니다. 김혜영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첫 만남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어땠나요?
▷ 김혜영 : 현지 시간으로 어제 오전 이 대통령이 교황궁을 방문해 교황을 만났습니다. 이 대통령과 교황은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은 뒤, 배석자 없이 30분 동안 단독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레오 14세 교황 즉위 1년 1개월 만에 이뤄진 첫 만남인데요. 이 대통령은 검은색 수트에 회색 타이를 맸는데, 교황에 대한 존중과 신뢰, 그리고 세계 평화와 연대를 위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 오수진 :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 김혜영 : 핵심 화두는 예상대로 한반도 평화였습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면담 결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교황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이 논의됐는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세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여러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황 방북도 논의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오수진 : 교황의 방북은 교회에서도 관심이 큰 사안이죠?
▷ 김혜영 : 그렇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초청과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시절에도 방북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진 못했는데요. 결국 관건은 북한의 초청 의지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입니다.
▶ 오수진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 김혜영 : 네,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도 정중하게 요청했습니다. 교황이 서울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면, 한국 천주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이 교황청 국무원 총리도 만났네요?
▷ 김혜영 : 네, 이 대통령은 교황 면담 후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도 한반도 평화가 핵심 주제였는데요. 이 대통령이 복음 말씀인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를 언급하면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인내뿐 아니라 희망도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교황청의 시각이 드러난 대목으로 보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과 교황이 주고 받은 선물도 소개해주세요.
▷ 김혜영 : 선물에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교황에게 ‘하느님의 품’ 조각상과 백자 다용도 합을 선물했는데요. ‘하느님의 품’은 성경 속 돌아온 탕아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용서와 화해,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백자 합은 한국 백자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청빈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교황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 1월 1일 발표한 세계 평화의 날 담화와 사도궁 관련 서적, 풍요의 뿔 도자기를 선물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평화의 메시지와 우정을 상징하는 선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의 의미,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혜영 : 새 교황과 새 정부의 첫 만남. 저는 ‘평화의 공감대를 확인한 만남’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라는 공동 과제를 확인했고요. 무엇보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면서 교황청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 오수진 : 이번 이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아보신다면요?
▷ 김혜영 : 아무래도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어로 봉헌된 교황청 미사는 처음이었거든요. 한국인 사제와 수도자, 교민들이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국 대사 등 외교관들도 많이 왔는데요. 정치나 외교를 넘어 평화를 향한 염원이 기도 안에서 하나로 모이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 오수진 : 역사적인 현장을 취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 김혜영 :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지만, 바티칸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정치 현안이 아니라 ‘평화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교황 면담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작은 변화가 되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새로운 대화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이 이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요?
▷ 김혜영 : 그렇습니다. 이틀간의 교황청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으로 이동해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요. 18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 오수진 : 지금까지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면담 소식을 들어봤습니다. 로마에서 김혜영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혜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