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은 '숫자'로는 이겼지만 '진짜 싸움'에서 졌다!

작성자삿갓|작성시간26.06.05|조회수19 목록 댓글 0

 

이재명 정권은 '숫자'로는 이겼지만 '진짜 싸움'에서 졌다!

 

  • 기자명 최보식 편집인 
  •  입력 2026.06.04 09:30

국민의힘이 빼앗아온 단체장 자리는 없다. 그럼에도...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쪽이 이겼을까. 

 

광역단체장 당선 숫자를 보면 민주당이 이긴 것이다. 민주당은 그전까지 국힘이 차지하고 있던 부산시장, 인천시장, 충남지사, 충북지사, 강원지사, 울산시장, 세종특별시장 등 7곳의 광역단체장을 탈환했다(전체 16곳 중 12곳 승리). 국민의힘이 빼앗아온 단체장 자리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이겼고 이재명 정권이 졌다고 본다.

당초 국힘은 역대 최악의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 윤석열 계엄 탄핵 뒤 '기형적인' 장동혁 체제까지 등장한 것이다. 불과 두세달 전만 해도 경북 한곳을 빼고는 전국적으로 '파란색'이 될 거라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투표 종료 직후 광역단체장 출구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1: 1(경북)이었다. 3곳(부산· 대구· 강원)은 경합이었다. 그래서 초반 개표 과정에서는 경북지사 외에 대구시장만 지켜줘도 국민의힘이 선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국힘은 이번 지방선거 전체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을 지켜냈다. 빼앗은 게 아니라 있는 걸 지켜낸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운 성과다. 이는 이재명 정권의 '선거 패배'를 상징한다.

 

투표 당일 본지에 게재된 <오늘 나는 왜 '경고용' 투표를 할 마음이 생겼을까...李에 대한 기억>이라는 글에서처럼, 유권자들은 이재명 정권의 오만한 폭주를 한번은 손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게 투표날이었다.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하셨나요"라는 이 대통령의 말 그대로 해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바로 자신이 응징되는 '최악의 저질'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나는 어제 오후 4시쯤 투표하러 간 투표소에서 예상 밖에 유권자들이 꽤 많이 나온 걸 보고 이를 느꼈다. 귀찮지만  투표소까지 오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이는 누굴 지지하기 위해서보다 누굴 경고하기 위해서일 때 더 강력해진다   

'이재명의 원픽' 정원오와 대결에서 계속 밀리던 오세훈은 당일 투표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오세훈이 잘 나서 이긴 게 아니었다. 4선이나 한 오세훈에 대한 피로감은 누적돼 있었고 바꾸고 싶다는 바닥 민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이재명 정권을 경고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대구시장 대결이었다. 만약 대구에서 졌으면 보수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방황하게 됐을 것이다. 개표 과정에서 국민의힘 추경호는 민주당 김부겸에게 대구시장을 거의 빼앗길 뻔했다가 후반부인 4일 새벽 1시를 기점으로 결과를 뒤집었다(추경호 52.73%, 김부겸 46.24%).

뉴스TVCHOSUN 캡처

 

이는 국민의힘에게 표를 줬다기보다 전국에서 완패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까지 저쪽에 내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대구의 위기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아마 대구 시민들은 국민의힘이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보수의 '불씨'는 살려주자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전국에서 여야가 백중세였다면 대구와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김부겸이 당선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어쨌든 '전국적인 인물' 김경수의 도전을 막아낸 것도 이변에 가까웠다(박완수 51.5% 김경수 48.5%). 출구 조사에서도 박완수는 김경수에게 한참 밀리는 걸로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이지만 보수를 대표하는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의석을 하나 빼앗아왔고,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울산 남구갑에서 또 민주당 의석을 빼앗아온 것도 성과다. 경기도 평택을에서도 개표 전까지 대략 3위로 점쳐졌던 유의동 후보가 민주당 의석을 빼앗아오는 망외의 소득을 거뒀다. 여기에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윤용근 후보도 막판 초접전 끝에 민주당 의석을 빼앗아왔다.

 

국힘은 재보궐선거를 통해 기존 의석에서 4석(한동훈 당선을 합쳐)을 더 늘리게 됐다. 무엇보다 전국적 주목을 받았던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 두 선거구에서 보수가 이겼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권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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