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ridge)는 원래 능선을 뜻하는 말인데 국내에서는 바위능선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초보자일수록 상체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암릉 구간이라 해도 등산은 발로 하는 것이다.
바위구간을 오를 때의 기본은 ‘발로 일어서야 상체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발을 먼저 차고 올라서면서 팔로 로프를 당겨야 몸이 효과적으로 올라간다. 발로 올라간다는 것만 알고 워킹암릉 구간에서 동작을 응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암릉산행에서 배울 것은 없으므로 하산해도 좋다. 그러나 이것을 알고 있어도 바위의 엄청난 고도감에 겁을 먹으면 동작이 굳어지고 힘만 들어가면서 오르지는 못하는 상태가 된다. 남들 다 가는 곳이고 안전 시설물도 있으니 다칠 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정신 바싹 차리고 붙어야 고도감을 극복할 수 있다. 높이의 공포에 휩싸여 팔로만 붙잡고 올라가려 하면 근력의 효율이 떨어지고 체력 소모도 크다. 상체로는 균형을 잡고 발로 디뎌 바위를 오른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1 리더는 로프 중간에 옥매듭 고리나, 옥매듭을 해서 초보자가 잡고 올라오기 편하게 해야 한다.
2 로프를 한 번 휘감아 잡고 올라오면 손에서 빠지지 않는다.
장갑과 행동식 신경 써야
암릉구간에는 철제 와이어로 시설물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으므로 마찰로 인해 손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장갑을 준비해도 좋다. 이때 면장갑은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손바닥에 고무를 댄 등산장갑을 준비해야 한다. 와이어를 잡고 오를 때는 장갑을 끼면 좋지만 바위를 잡을 때는 맨 손 마찰력이 더 좋다.
암릉구간을 지날 때는 온몸을 써서 올라야 하므로 체력 소모가 워킹구간에 비해 크다. 충분한 물과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초코바나 말린 과일처럼 당분이 많아 바로 에너지로 쓸 수 있는 간식을 필히 준비해야 힘을 쓰기 좋다.
초보자가 보조로프를 잡고 올라오도록 할 때는 로프 중간중간에 매듭을 지어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듭을 일일이 짓기 어려울 때는 로프를 팔로 한 번 꼬아 잡아야 더 효과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1 암릉을 오르는 바른 자세. 상체를 세우고 발로 올라야 한다.
2 암릉을 오르는 잘못된 자세. 엉덩이와 상체를 바위에 붙이면 힘도 많이 들고 미끄러지기도 쉽다.
왕초보가 바위를 잘 타는 방법
1 우회로가 있다면 바위를 피해 가라.
왕초보에게 바위를 오르는 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쉬운 길로 돌아가는 것이다. 험한 암릉구간에는 대체로 안전하게 우회하는 길이 있다. 암릉구간은 베테랑 산꾼에게도 위험 부담을 주는 것이므로 가능하다면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 자기 능력을 냉정히 판단하라.
우회로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바위를 오를 필요는 없다. 초보자가 베테랑처럼 보일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여 눈앞의 바위가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기 능력 이상의 무리한 운행을 자제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남들 시선을 의식해 무리하게 따라가거나 담력을 시험하는 것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아니다 싶을 때는 과감히 돌아 내려가는 것도 용기 있는 행동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3 고정로프나 쇠줄이 안전한지 확인하라.
보통 암릉구간이 시작되는 곳에 고정로프나 쇠줄 등의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오르기 전에 체중을 실어 당겨 보아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라면 꼭 확인해야 하며 초보자는 이런 코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암릉 중간에 손잡이로 사용하는 나무 등은 튼튼한지 확인하고 매달려야 한다. 미심쩍다면 의지는 하되 믿지는 않는다는 자세로 지형을 이용한다. 고정로프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것은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습관을 들여야 한다.
1 경사진 바위에선 앞꿈치를 세워 딛는다. 2 완만한 바위에선 발바닥 전체로 딛는다.
4 과감하게 발로 일어서라.
암릉산행의 기술적인 핵심은 발로 일어서는 것이다. 팔 힘이 아무리 세더라도 발로 바위를 딛고 일어서지 않으면 올라가는 건 무리다. 그러나 왕초보는 막상 바위에 붙으면 높은 고도에서 오는 공포와 긴장감에 사로잡혀, 발은 돌처럼 굳은 채 팔만 고정로프를 잡아당기는 경우가 많다. 가파른 바위에서 손으로 잡을 것이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발로 올라가야 한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용기를 내어 발로 탁 차고 일어나면서 팔로 로프나 시설물을 잡아당겨야 한다. 체중이 발에 실려야 올라간다. 팔에 체중이 실리면 못 올라간다. 잘못된 자세는 팔에 엉덩이가 처진 상태에서 팔에 무리하게 힘이 들어간 모습이다. 오르기로 마음먹었다면 과감하게 동작을 취해야 수월하게 오를 수 있으며 힘도 덜 든다.
5 밀린 길이 안전한 길이다.
주말에 북한산 백운대를 가면 정체가 생기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기다리지 못하고 보조시설물이 없는 위험한 바위를 확보 없이 위태롭게 오르는 이들이 있다. 이런 등반은 프리솔로 등반이 아니라 무모한 객기일 뿐이다. 초보자가 그런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100번을 안 떨어지고 그렇게 올라갔더라도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1 바위에서의 바른 11자 걸음. 무릎을 굽혀 기마자세가 되게 해야 안정적이다.
2 바위에서는 불안정한 팔자걸음을 피해야 한다.
6 바위의 기본 스텝은 11자, 앞꿈치를 쓴다.
워킹에서나 암릉에서나 팔자걸음은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걸음이다. 경사가 센 바위를 오를 때는 발끝을 11자 정면으로 향하게 해 발바닥을 세워 앞꿈치로 딛고 올라야 한다. 반대로 내리막에서도 11자로 향하게 해 앞꿈치로 먼저 지면을 디디며 사뿐사뿐 내려와야 한다. 이때 기마자세로 무릎을 살짝 굽히고 수직으로 몸을 세워야 중력에 의한 마찰력이 극대화되어 미끄러지지 않는다. 높이에 대한 공포로 엉덩이를 바위에 붙이면 무게중심이 마찰력을 잃어 미끄러지게 된다.
7 무조건 고정로프에 의지할 필요는 없다.
완만한 바위에서 고정로프나 시설물을 잡았을 때 그냥 걷는 것에 비해 힘이 더 드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판단해 완만한 곳에서는 시설물을 잡지 않고 가는 것이 힘을 덜 들이고 빠르게 갈 수 있다.
8 짧은 암릉에선 스틱끈을 팔에 걸어라.
짧은 암릉이나 완만한 바위를 통과할 때마다 스틱을 접어 넣을 순 없다. 이럴 때는 스틱끈을 팔에 걸고 고정로프를 잡고 간다. 암릉이 길거나 험할 때는 손목에 걸고 가다 거추장스러워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접어 넣어야 한다.
짧고 완만한 바위를 지날 땐 손목에 스틱고리를 걸고 와이어를 잡고 오른다.
가로로 길쭉한 턱을 밟을 때는 발을 틀어 사이드스텝으로 디디면 안정적이다.
9 안전거리를 유지하라.
암릉구간에서 정체가 일어나더라도 앞사람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스틱에 찔려 다치거나 앞사람이 실수했을 경우 함께 다칠 수 있다. 특히 가는 고정로프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매달리게 되면 로프의 강도가 약해지거나 균형이 무너져 넘어질 수 있으므로 한 명씩 잡고 올라야 한다.
10 튀어나오거나 홈이 파진 것은 다 응용하라.
암릉구간에선 고정로프나 인공 시설물은 물론 나무나 튀어나온 바위 등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슬랩처럼 경사졌지만 평평하고 매끄러워 잡을 데가 부족한 바위에는 초보자를 위해 계단처럼 발디딜 곳을 파놓은 홈이 있는 곳도 있다. 충분히 살펴서 이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은 손발 모두 응용하여 사용한다.
11 살짝 튀어나온 바위는 발을 옆으로 틀어서 디뎌라.
가로로 살짝 튀어나온 바위는 무리하게 앞꿈치로 딛는 것보다 발을 옆으로 틀어서, 발 날로 디디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발을 옆으로 틀어서 딛는 사이드스텝이다.
12 춥고 바람 부는 정상에서 오래 있지 마라.
초보자가 겨우 암릉을 올라 정상에 왔는데 비바람 치는 악천후라면 오래 있어선 안 된다. 정상의 암릉은 비바람에 노출된 곳이 많으므로 체력과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게 된다. 정상을 벗어나 바람이 불지 않는 아늑한 곳을 찾아 간식을 먹고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가파른 바위를 내려갈 땐 몸을 뒤로 돌려 로프를 잡고 내려가면 안정적이다.
1 일부러 발을 디디기 편하게 홈을 파놓은 곳이 있다.
2 워킹구간의 암릉은 많은 사람들이 디뎌 미끄러운 곳이 많으므로 난간 기둥에 발로 지지하는 등의 응용이 필요하다.
13 하산하기 전에 절대 술 먹지 마라.
암릉산행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사고의 지름길이다. 운동신경은 떨어지고 겁이 없어지며, 객기가 더 높아진다. 바위에서 추락사한 시신 곁에 가면 대부분 술 냄새가 진동한다는 것이 북한산 경찰구조대장의 말이다.
14 체력 안배에 신경 써라.
암릉산행은 체력 소모가 큰 동작이 많으므로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산을 올라갈 때 체력의 30%를 쓰고 내려갈 때 40%를 쓰고 30%는 예비로 남겨야 한다.
15 어려운 구간을 내려올 땐 뒤돌아서 내려서라.
어려운 바위구간을 내려올 때는 몸을 뒤로 돌려 로프를 잡고 내려오면 수월하다. 이때 고개는 내려가는 방향을 봐야 한다.
16 산에서 아무나 따라가지 마라.
초보자들이 산에서 길을 헤매다 보면 베테랑 산꾼인 척하며 자기만 따라오라는 사람이 종종 있다. 막상 따라가면 정규등산로가 아닌 위험한 데로 인도하곤 한다. 쉬우니까 그냥 오면 된다고 그들은 말하지만 초보자에겐 전혀 쉽지 않은 곳이 많다. 산악회의 대장이라도 확보 장비 없이 능력 이상의 위험한 곳으로 인도한다면 거절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초보자라도 자기 안전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