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란대사님은 두 가지 용어를 사용해서 아미타부처님을 “실상신(實相身)”과 “위물신(爲物身)”이라 부른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위물신”이란, 중생을 위하여 성취하신 부처님의 몸을 말하고, “실상신”은 부처님 자신이 증득하신 무량광명, 무량수명이 진여실상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인즉슨, 나무아미타불 그 자체가 진여실상인 동시에 우리 중생이 부를 수 있는 명호라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이 명호가 “위물신”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하고 명호를 부를 수 있고, 우리가 사수(事修: 구체적인 대상에 의거하여 수행함)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미타부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명호를 성취하지 않았다면 우리 범부가 어찌 아미타부처님과 접촉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 부처님과 아무 관계가 없잖아요! 왜냐하면 부처님은 불생불멸의 경계 속에 계시고, 우리는 완전히 생멸의 경계 속에 있으므로, 우리는 아미타부처님과 영적인 소통이 일어날 수 없거든요. 당신이 불생불멸의 경지에 도달해야 비로소 아미타부처님의 심광心光과 접점이 생기게 되고, 당신이 무량광, 무량수를 증득해야 비로소 아미타부처님의 무량광, 무량수와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아미타부처님께서 우리를 가엾이 여겨 비록 부처님 자신은 무량광, 무량수라는 진여이체, 불생, 불멸의 경계 속에 계시고 우리는 이 경계 밖에 있지만, 부처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우리를 구제하기 위해 당신의 무량광, 무량수, 불생불멸의 과각(果覺: 무상정등정각)을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로 만들어 주시면서 “이 여섯 글자를 너희에게 줄 테니, 입만 움직여 부르기만 하면 된다.”라고 하셨지요. 이렇게 해서 아미타부처님은 우리와 연결된 것입니다.
따라서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에는 양면이 있는데, 부처님 쪽을 향한 면은 무량광, 무량수로서 아미타부처님 자신의 깨달음이고, 이를 “실상신”이라 부르며; 중생 쪽을 향한 면을 “위물신”이라 부르는데, 육자명호를 우리에게 주셔서 우리가 부를 수 있게 한 것이지요. 당신이 이 육자명호를 부르면 당신은 이 면을 잡게 되는데요. 마치 종이 한 장을 당신이 앞면을 얻으면 뒷면도 얻게 되는 것과 같고, 뒷면을 얻으면 앞면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또 마치 동전 하나를 한 면만 잡고 있어도 이 돈 전체가 모두 당신의 것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하고 부르는데, 범부 쪽에서 보면 생멸하고 있지요. “아, 제가 그만 잠이 들어 염불을 못하다가 생각나서 다시 염불했어요.” 하지만 이 명호 자체의 다른 면은 아미타부처님의 무량광, 무량수이고, 불생불멸이고, 진여이체이고, 불성의 완전한 현현이고, 이체의 완전한 증득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염불을 “전사즉리, 전수즉성”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다른 법문은 불가능합니다! 여러분이 독경을 하더라도, 경전 자체에는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오직 당신이 독경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제법실상을 증득해야만 “사가 곧 이(事即理)”라고 할 수 있고, 비로소 “수가 곧 성(修即性)”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지 않고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성도법문의 수행은 깨닫고 나서 수행해야 합니다. 아직 깨닫기 전에는 이理, 성性과는 항상 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보세요, 우리의 이 법문이 얼마나 수승합니까? 설사 우리 같은 범부의 신분이라도 입을 열어 “나무아미타불”하고 부르기만 하면 전체 사상이 곧 이체가 됩니다.
“전사즉리”, 여러분은 이걸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은 최소한 확철대오의 경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확철대오의 경지에 도달해도 아직은 전사즉리가 된 게 아니라 단지 이치만 깨달았을 뿐이고, 초지 이상의 보살이라야 이와 사를 하나로 융합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염불하는 사람의 “전사즉리”, 이 “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전”은 전부, 조금도 빠뜨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당신이 청정심에 도달해야 당신의 염불이 “이즉사(事即理)”가 된 것 같고, 당신이 선정을 얻지 못했으면 당신의 염불은 “이즉사”가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선정이 있든 없든, 출가자든 재가자든, 지혜가 있든 없든 간에 당신이 입으로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하기만 하면, 설사 세 살 먹은 어린이라도 “전사즉리”가 되어 절대 빠뜨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지혜가 있고 없고, 번뇌가 많고 적고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걸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정종법사의 인광대사 정요법어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