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放生으로 청복淸福을 닦은 무역업자
어느 날, 크지는 않지만 무역선 몇 척을 가지고 직접 무역을 하는 부산의 처사가 나를 찾아와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스님, 요즘 일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하면 되겠습니까? 불공을 드릴까요?"
"처사 보소. 불공을 드리려면 진짜 불공을 드려야지.. 일이 잘되려면 뱃길이 잘 열리고 풍파도 안 만나고 무역선의 물건들도 잘 팔려야겠지요?"
"예, 그렇습니다."
"내가 방법을 알려줄테니 시키는대로 할 거요?"
돈 잘 벌고 일 잘되게 한다는데 누가 거절을 하겠습니까? 처사는 방법도 들어보지않고 "예, 하지요."라고 했습니다.
"새벽 일찍 기장의 바닷가에 나가보시오. 어부들이 밤새 건져 올린 물고기들을 싣고 들어올 거요. 아직 죽지않고 살아있는 그 고기들은 많아도 몇백만원이면 살 수 있을 것이니, 송두리째 사서 배에 실은 그대로 5리쯤 바다로 나가 고기들을 몽땅 놓아주시오. 독경을 할줄 알든 모르든 상관이 없소. 오직 진심으로 부처님께 고하시오. '부처님요 부처님요, 제가 오늘 바다에서 막 건져온 물고기들을 좀 더 살았으면하는 마음으로 몽땅 사서 방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살아가는 물고기들처럼 그저 저의 뱃길도 잘 열리게하여 주시옵소서.' 이렇게 한참동안 축원하시오."
얼마 뒤 그 처사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스님, 이번에 간 무역선들은 정말 재수가 있어 장사를 잘했습니다."
"다음에도 그렇게 방생을 하시오. 일 년에 한두 번씩 꼭 하시오. 틀림없이 잘 되지, 안될 턱이 없소."
이렇게 방생을 하면 청복淸福을 닦을 수 있습니다. 청복과 탁복. 성의껏 그 정신에 맞게하면 청복을 닦는 것이요, 형식적으로 대충대충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면 탁복濁福으로 그치고 맙니다.
정신을 바짝차리고 맑은 복을 지으며 정성스럽고 성실하게 살면 길이 열립니다. 뱃길도 열리고 돈길도 열리고 자식의 앞길도 열리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탁복을 짓게되면 정신이 탁하여 모든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잘 보이지 않으니 어떻겠습니까? 길이 안보여 어디로 갈지를 모르고 한 발자국 내딛기도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복은 지었으되 불안하고 답답하고 괴로울 뿐입니다.
그러므로 늘 청복을 닦기를 잊지 마십시오.
출처: 보성 큰스님의 이야기로 배우는 불교 (도서출판 효림간)
작성자 : 상방대광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