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단편영화
어느 영화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본 영화가 상영되기 전에
국제 영화상을 수상한 단편영화를 보여 준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스크린에
평범한 흰색 화면만 보일 뿐입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준비하는 줄 알고 기다렸지만,
1분이 지나도 흰 화면이고,
2분이 지나도 흰 화면이었습니다.
3분이 지나고 4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직 흰색 화면뿐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하는 거야 뭐야?”
“스크린 전체에 단지 흰색뿐인데?
영화가 시작되기나 한 거야?”
“이게 영화라고... 그것도 상을 받은?...”
그렇게 8분이 지나자
모든 관객이 웅성거렸습니다.
“누가 이 영화에 상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정말 멍청하군.”
그리고 9분 만에 카메라가
천천히 아래로 이동했습니다.
카메라는 그때까지
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죠.
그곳은 병원이었습니다.
한 병상에 스무 살 청년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는 전신이 마비된 상태로
손, 다리, 얼굴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기능하는 것은
그의 눈이었습니다.
그리고 10분 후에
내레이션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청년은 흰색 천장을 평생 바라봐야 합니다.
당신은 단지 8분 동안 보고 지쳤습니다.'
하얀스크린의 단편영화처럼
삶과 사랑과 인연과 관계에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봅니다
내가 마음을 주고
믿음을 주는 만큼
상대도 나에게
그렇게 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는
언제나 실망과 상처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믿음이란 건
한번 깨지면 회복하기가 힘듭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 잊어버린 척, 쿨하게 용서한 척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척 해보지만
100% 마음에서 점점 마이너스가 될 뿐
처음의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답니다
제가 관계를 지키는 비결을 알려드릴께요
조금만 덜 오해하고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금만 덜 의심하고
조금만 더 믿어보세요
그리고 상대방을 보듬는 반창고가 되어
물어보세요
"당신을 힘들게 하는게 저인가요?"
모든 감각, 모든 동작, 모든 시간에서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출처 : 법등사 미타정진회
작성자 : 설오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