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스님(능인선원)의 '정진'에서 발췌한 글을 올려드립니다.
"노는 몸에 절하라"
우리의 오장육부는 일 년 삼백육십오 일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종일 움직이다 보니 오장육부에 과부하가 걸려 적절한 시간 쉬지 않으면 고장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일정 시간 잠을 자지 않으면 안된다. 기계도 계속 가동하다 보면 열이 발생한다. 기계를 사용할 때 발생된 열을 빠른 시간 내에 식히지 않으면 고장 나고 만다. 모든 전자제품이 밖으로 접지가 되어있는 이유다. 우리 몸도 종일 움직이다 보면 열이 고인다. 몸에 있는 열을 밖으로 배출해 주는 자연발생적인 장치가 바로 수면이다. 잠을 자면서 몸을 길게 눕혀주면 몸 표면 전체가 접지되어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만 누워서 쉬어도 머리가 맑아지고 숙면을 취하면 이튿날 아주 상쾌해지는 것이다. 우리 몸 가운데 땅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발바닥이다. 따라서 많이 걸으면 내장의 열이 바깥으로 방출되어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많이 걷지도 않고 운동량도 부족하다. 그래서 심장에 열이 차고 간장에 열이 차는 바람에 병이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몸을 지나치게 움직이면 염증이 생긴다. 염(炎)이라는 글자에는 불 화火가 두 개 들어 있다. 몸 안에 쌓인 열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세포 자체가 뜨거워지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래서 과로하면 감기에 걸리는 일이 잦고, 각종 병을 초래하는 것이다.
내장의 열을 바깥으로 방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절을 하는 것이다. 오체투지를 통해 몸의 중요한 혈을 땅바닥에 닿도록 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내장의 열을 완벽하게 방출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모든 질병은 열이 차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절을 통해 내장의 열을 충분히 배출한 다음 편히 잠을 이루면 몸도 건강해지고 두뇌 회전도 좋아진다. 절의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심신을 단련하는 데 그 이상의 수행법을 다시 찾아보기는 힘들다. 가히 만병통치의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노는 입에 염불하라는 말이 있듯 노는 몸에 절을 하면 공덕도 쌓고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만하다.
출처: 정진 / 지광,랜덤하우스
작성자 : 남송 김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