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을 지니고는 왕생하지 못한다고 누가 그런 말을 합니까?"
과거 몇 년 동안 혹자는 업장을 지니고는 왕생할 수 없고, 오직 업장을 소멸시켜야 왕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불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대만에 살던 미국에 살던, 모든 정토의 염불법문을 닦던 이들은 당황하였습니다.
1984년 제가 로스앤젤레스에 갔을 때, 주선덕 노거사님이 공항에 마중을 나오셨는데, 저를 보자마자 첫마디가,
"스님! 요즘 어떤 이들이 업을 지니고서는 왕생할 수 없고 오직 업장을 소멸해야 왕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는데, 그리되면 일생 동안 해온 우리 염불은 허탕이 아닙니까? 정토에 왕생하지 못한다면 끝장이 아닙니까? 어쩌면 좋습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듣고 웃었습니다. 그런 연후에 말했습니다.
"거사님! 업을 지니고는 왕생하지 못한다 하면 안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그는 의아해하면서 그건 또 무슨 소리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기를, 만약 업을 지니고는 왕생하지 못한다면 서방 극락세계에 오직 아미타불 한 사람만 외로이 계실 것인데 그곳에 가서 뭐하시게요." 하니, 그가 그건 또 무슨 연유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답하기를,
"거사님! 생각해 보십시오. 서방세계에 4토土•3배辈•9품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자, 거사가 대답하기를,
"그건 있습니다. 경전에 그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하였습니다.
내가 말했습니다.
“만약에 업을 지니지 않는다면, 이 4토•3배 •9품이 어디서 온 것입니까?”
그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 뜻을 바로 알아차렀습니다.
4토 • 3배 • 9품은 업을 얼마나 지녔느냐에 따라 나누어진 것입니다. 업을 많이 지녔으면 품계가 조금 낮고, 적게 지녔으면 조금 높습니다. 내가 다시 말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관음보살과 문수보살, 그리고 보현보살은 등각보살입니다. 경에 이르기를 등각보살도 여전히 1품品의 무명이 남아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이 업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가 이 말을 듣고 웃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업장입니다. 등각 보살도 업을 지니고 간 것입니다. 업을 지니지 않은 이는 오직 아미타 부처님뿐입니다. 다시 말해, 아미타불 외에 업을 지니지 않은 이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제가 다시 말했습니다.
"업을 지니고는 왕생하지 못한다고 누가 그런 말을 합니까?"
- 정공상인 -
출처 : 나무아미타불
작성자 : 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