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의 경전 근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복을 닦는 것은 두 번째이고, 염불이 첫 번째라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행한다면 망자의 영혼은 곧 천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하나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겠다. 지장경에 의하면, 지장보살이 과거 구원겁 전에 어느 세상에서 바라문의 딸이 되었는데, 그녀의 모친은 삿된 것을 믿고 항상 삼보를 경시하였습니다. 모친은 죽은 후에 지옥에 떨어져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바라문의 딸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천도하기 위하여 집의 재산을 팔아서 향과 꽃을 부처님 전에 공양하고, 거룩한 불상을 우러러보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각화정자재왕여래”를 염하였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효녀의 공양과 염불의 공덕을 받아 지옥에서 벗어나 천상에 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효녀가 어머니를 위하여 복을 닦고 추모한 것이 바로 천도(薦度)의 뜻입니다. 이것은 『지장경』의 기록인데, 바라문의 딸은 바로 지장보살의 전생으로서 아직 보살을 이루기 전이었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그녀의 모친을 위하였는가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염불이고, 그 다음은 불전에 공양을 올린 것이며, 이러한 인연으로 모친을 천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장경』에서 또 말씀하시기를, 지장보살은 과거 무량겁 전에 광목의 딸이었는데, 그녀의 모친은 물고기와 자라를 먹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살생을 하게 되었고, 또한 삼보(三寶)를 훼방하고 욕하는 두 가지의 업을 지었으며, 그런 악업으로 인하여 죽은 후 지옥에 떨어져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한 분의 아라한이 계셨는데, 광목의 딸에게 지성심으로 “청정연화목여래”를 염하게 하였으며, 아울러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조각하고 그림으로 그리게 하였습니다. 즉 사람을 청하여 불상과 불화를 조성하게 한 것입니다. 광목의 딸은 가르침을 따라 봉행하였으며, 그러한 복력에 의하여 그의 어머니를 천도하여 지옥에서 벗어나 인간에 태어나게 하였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다시 생사에 전전하여 후에는 불과(佛果)를 이루었습니다.
바라문의 딸과 광목의 딸은 효심이 깊고 간절하여 돌아가신 모친을 천도하기 위하여 집의 재산을 팔아서 부처님 전에 공양하였고, 또한 부처님의 명호를 염하였으며, 이러한 공덕으로 모친을 구제하여 지옥을 벗어나게 하고, 천상에 나게 한 것입니다. 이것은 효녀가 복을 닦고 천도한 모범으로서 우리들이 길이 본받을 만한 일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어째서 염불의 방법으로 우리의 조상을 천도하는가에 대하여 경전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경전에서 기록하고 있듯이, 지장보살이 우리에게 가르치시기를, 천도하는 데 염불의 방법을 사용하게 한 것입니다. 염불의 방법은 직접적이고 간단하게 그의 모친을 지옥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과일과 향화(香花)로써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복을 닦는 것은 두 번째이고, 염불이 첫 번째라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를 배합하여 함께 행한다면 망자의 영혼은 곧 천도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러한 도리를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이르러 다시 말하건대, 어떤 사람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무엇인가 하면, 불교는 자비로운 종교로서 남들을 도와 천도를 하는 데는 돈을 받지 않아야 하며, 돈을 받는 것은 여법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데, 돈을 쓰지 않고 어떻게 천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와서 여러분을 위하여 천도를 하는데, 돈을 받는 것은 순수하게 단지 실제 경비만을 받을 뿐이며, 내가 여러분의 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방식대로 오늘도 그렇게 했습니다. 나는 경전의 근거를 가지고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지장보살본원경』의 「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악을 익힌 중생은 아주 작은 죄로부터 무량에 이르도록 많은 죄업을 지으며, 이러한 모든 중생이 이와 같은 습기가 있으면, 임종 시에 부모와 권속은 마땅히 복을 닦아 저승의 앞길을 도와야 한다.
혹은 번을 드리우고 기름등을 켜며, 혹은 존엄한 경전을 독송하거나, 불전과 여러 성인의 형상(像) 앞에 공양하며, 또한 불보살의 명호나 벽지불의 명호를 염하여 임종하는 사람의 이근(耳根)에 들어가게 하여 본인의 의식에서 듣게 하면, 비록 이 중생은 지은 악업으로 과보를 불러와 반드시 악도에 떨어질 것이나, 이런 권속들이 임종하는 사람을 위하여 이러한 성스러운 인연을 닦아준 연고로 인하여 이와 같은 죄업이 모두 소멸된다.
만약 다시 죽은 후 49일 이내에 널리 갖가지의 선을 지어주면, 그 중생은 영원히 악도를 벗어나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수승한 즐거움을 얻게 되며, 공덕을 지어준 현재의 권속들에게도 이익이 무량하다.”
이 단락의 경문에서는 어떻게 망자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주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설하고 있는데, 바로 재물로써 그를 도와 공덕을 지어주어야 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널리 갖가지 선을 짓는다”는 것은 바로 재물로써 공덕을 짓는 것을 뜻합니다. 만약 돈을 쓰지 않으면 어떻게 갖가지의 선을 널리 닦을 수 있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 앞에서 말한 광목의 딸과 바라문의 딸은 집의 재산을 팔아서 불전에 공양을 올리고, 또한 염불을 하여 그의 모친이 비로소 고통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도리를 이해해야 할 것이며, 우리가 여러분의 돈을 거두어들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외에 다른 경전에서도 어떻게 망자를 도와 공덕을 지을 것인가에 대해 설하고 있습니다.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보광보살이 부처님께 물었다.
“그리고 어떤 중생이 삼보를 믿지 않고 계를 지키지 않으며, 혹은 어떤 때는 믿음을 내었다가 어떤 때는 비방을 하고, 부모, 형제, 친족 등이 갑자기 병을 얻어 그러한 까닭으로 임종하였습니다. 임종 후 어떤 사람은 삼악도와 팔난(八難)의 가운데 떨어져 휴식할 틈도 없는데, 부모 형제나 친척이 그를 위하여 복을 닦아주면, 망자는 그 복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 망자를 위하여 복을 닦아주면 7분 가운데 1분을 얻게 된다. 무엇 때문인가? 전생에 도덕을 믿지 않은 까닭으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나, 가족이 그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주었기 때문에 그 복덕의 7분의 1을 얻게 된 것이다. 만약 망자 소유의 가택, 원림, 연못 등을 삼보에 보시하면, 그 복이 가장 많으며 공덕의 힘도 강하여, 그러한 인연으로 지옥의 재앙에서 벗어나 곧 해탈을 얻게 되며, 근심과 고통의 환난에서 길이 벗어나 시방의 제불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
이 경전의 내용은 지장경보다 더욱 상세합니다. 무엇 때문에 공덕을 얻게 되는가? 생전에 도덕을 믿지 않고 즉 수행을 하지 않았으나, 가족이 그를 도와 공덕을 지어주었기 때문에 7분 가운데 1분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망자 본인의 재물로써 보시하라는 것입니다. 무슨 재물인가 하면 집, 점포 등등 어쨌든 그의 재산을, 생전에 망자 소유의 재물을 삼보에 보시하면, 그 복이 가장 많으며 공덕의 힘이 강하다고 한 것입니다.
- 선화상인 -
출처 : 반야호흡오음염불회
작성자 : 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