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의 중요한 의의
오늘 여러분에게 우리가 늘 외우는 한 권의 경을 강의하겠는데, 글자 수가 가장 적은 한 권의 경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반야바라밀다심경인데, 간단히 『반야심경』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학습하는 목표는 “생활 속의 지혜 ― 『반야심경』 읽기 안내”라고 합니다.
『반야심경』은 (한자) 글자 수가 모두 268자인데, 본문이 260자이며 제목이 8자입니다. 이 268자는 우주와 인생의 진리를 지극히 투철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은 불법의 대문을 여는 열쇠이며, 우리가 불법을 학습하는 강령이자, 우리가 우주와 인생을 관조하는 대지혜이기도 합니다. 『반야심경』의 268자는 불교의 핵심 내용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로 우리가 자신이 처한 현재 정신생활 상황과 물질생활 상황을 어떻게 관조(觀照)할지를 가르쳐 이끌어 주고 있으며, 우리가 범부의 미혹과 성인의 깨달음 사이에서 수행자가 마주 대하고 있는 진리의 세계와 세속세계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가르쳐 이끌어 줍니다. 『반야심경』은 ‘공(空)’이라는 글자를 돌출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 ‘공’ 자는 범부가 가지고 있는 생각 관념 집착[凡情], 그리고 성인에 대한 견해[聖解]를 쓸어 없애버립니다. 또한 ‘무(無)’라는 글자를 돌출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 ‘무’ 자는 불교의 불이법문(不二法門)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에는 그 밖에도 두 마디 말이 있습니다. 한 마디는 ‘진실불허(真實不虛)’이며, 또 한 마디는 ‘구경열반(究竟涅槃)’입니다. 이 여덟 글자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세워놓았습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반야심경』은 글자 수는 아주 적지만 내용은 깊고 도리도 투철하다고 합니다. 『반야심경』을 투철하게 배우려면, 우리 불법을 학습하는 사람은 저마다 그 내용을 날마다 훈련해야 하고, 날마다 사고해야 하며, 날마다 체험해야 하고, 날마다 관조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불학은 철저하게ㆍ완전하게ㆍ정밀하게 우주 생명의 진상(真相)과 비밀을 드러내어 보여주는 학문이라고 말입니다. 우주의 정화(精華)는 생명이며, 생명의 정화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정화는 반야지혜(般若智慧)입니다. 불학의 핵심은 바로 인생의 대지혜를 말해주고 있으며, 『반야심경』의 핵심은 바로 인생의 대지혜를 말해줍니다. 불법의 대지혜는 우리에게 내심의 번뇌ㆍ생명의 깊은 곳의 번뇌ㆍ생활 속의 번뇌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알려주며, 사람 저마다의 생명에 잠재하는 에너지를 어떻게 개발할지를 알려줍니다. 잠재하는 이 에너지가 바로 대지혜이며, 바로 우리 사람 저마다 갖추고 있는 진여불성(真如佛性)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처세하고 남과 교제하면서 흔히들 곤혹스러운 일과 매우 난처한 일, 번뇌와 고통이 있습니다. 인생길에는 갖가지 순탄하지 못한 일이나 갖가지 넘기 어려운 곤란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생명의 현실이요 생활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겨우 268자로 써진 최상의 불교 경전 『반야심경』이 우리를 위하여 생활의 대지혜를 제공해 놓았습니다.
『반야심경』은 첫 부분에서 경의 목적과 주요 주제를 우리에게 말해주기를,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일체고액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이라고 합니다. 오직 시시각각 매우 깊은 반야로써 관조를 진행해야, 비로소 우리의 심신과 세계인 “5온이 다 공하다”가 나타내어 보이는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진리를 보았고 지혜를 개발하고서야 비로소 모든 고통과 재난을 건널 수 있습니다. 『반야심경』의 시작 첫 구절은 바로 이 경의 총강(總綱)입니다.
반야는 운용해야 하고 관조(觀照)해야 비로소 자재함이 있습니다. 반야는 수행해서, 깊은 반야를 수행해야 5온이 인연으로 생겨난 것이어서[緣生] 그 자성이 없다는[無自性] 공의 진리를 비추어 볼 수 있습니다. 반야는 깊이 관조하고 깊이 수행해야 진리의 지도하에서 모든 고통과 재난을 건넙니다. 반야지혜는 고요히 멈추어 있는 것[靜止] 아니라, 수행자 저마다에 대해서 말할 것 같으면, 반야는 관조 중에서 부단히 심화하고 부단히 승화하는 것입니다.
5온은 다섯 가지 일이 아니라 사실은 한 가지 일입니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은 바로 우리의 생명의 지금 여기이며, 생명의 현실이요, 생활의 현실입니다.
『반야심경』이 맨 처음에 의의를 밝히는 이 한마디는 이 경의 강요(綱要)이자 전체 불법의 강요입니다. 불법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인생이 어떻게 미혹(迷惑) 속으로부터 각성(覺醒)하여 모든 고통과 재난을 건너 해탈하느냐입니다. 이 한마디 말은 반야 수행의 임무가 무엇인지, 실천이 무엇인지,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지적했습니다. “관자재보살”은 수행하는 사람이요 “행심반야바라밀다”는 닦아지는 반야행이요, “조견오온개공”은 반야 수행의 경지와 임무이며, “도일체고액”은 반야 수행의 효과입니다.
전체 불법 수행의 과정은 경(境)ㆍ행(行)ㆍ과(果)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반야심경』 첫마디 말은 불법을 배우는 임무(경)ㆍ실천(행)과 효과(과) 이 세 가지를 빠짐없이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이 한마디가 바로 『반야심경』의 총강이자, 우리 불법을 배우는 사람마다 수행하는 총강이며, 불법의 총강이라고 합니다.
황념조 거사 반야심경 강의에서
출처 : 홍남서원弘南書院
작성자 : 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