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 미타정사 평산여해 스님
생각에 길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반복해서 하면 생각이 같은 방식으로 흘러가는 길이 생깁니다.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고민의 특성은 반복으로 인한 습관성인데, 이 생각의 반복으로 인해 생각의 길이 생기고 커지고 길어집니다. 고민의 성분을 분석해보면 그 안에는 억울함이 있고, 불안감이 있고, 불만이 있고, 의심이 있고, 걱정이 있고, 두려움이 있고, 분노가 있고, 슬픔이 있고, 우울이 있고, 자포자기가 있고, 이겨내려는 의지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생각이 만들어 낸 길에 들어서면 그 길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처음에는 반복된 생각이 길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길이 생각을 반복하도록 통제합니다.
반복된 생각의 길을 걷고나면 어떻든가요.
걷는 과정도 굉장히 힘들고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을 정도로 정말 피곤해집니다.
피곤함에 시달려서 잠시 쉬는듯 하지만 또 반복하는 생각의 길을 열고서 걷습니다.
너무나도 자주 그 길을 걸어서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부정적이고 괴롭고 피곤하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의 길을 끊는 방법이 염불입니다.
하지만 염불로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의심은 사라지지 않고,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염불의 궁극적 목표는 이고득락, 즉 왕생극락이지만 꼭 이런 신행의 의미가 아니더라도 염불의 길을 열고 염불의 길을 걸으면 생각의 강박증에서 벗어나게 됨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아미타불과 하나가 되게 하는 길을 열어보십시오.
불안으로 인한 강박증은 이미 잘 닦여진 길과 같습니다. 어떤 생각으로 이 길을 없애려는 생각 자체가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새로운 길을 여십시오. 이것은 정말 진짜입니다. 거짓이 아닙니다.
염불의 길이 불안감 등으로 가득찬 강박증의 길을 끊어놓습니다.
부처님이 나를 위해 뭘 해주실 거다, 부처님이 나를 도와주실거다 등의 생각을 쉬면서, 아직 열리지 않은 염불의 길을 열고, 이제 막 열린 길을 걷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받아들이면서, 마음이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길을 계속 반복해서 걸어보십시오. 반복이 습관이 되면 길이 더 커지고 넓어지고 길어질 것이며, 길을 걷는 것이 편안해지고 가벼워질 겁니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고, 마음이 아미타불과 하나가 되는 것에만 집중!
출처 : 반야호흡오음염불회
작성자 : 정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