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설사 정토 법문에 대한 신심을 강하게
낸다 할지라도, 여전히 고상한 것을 좋아하고 특별한
것에 힘쓰려는 염두는 놓아버리지 못하오. 더구나 평
범한 지아비나 아낙들처럼 어리숙하기는 몹시 싫어
하오. 그러나 생사윤회를 끝마치는 일은, 평범하고
어리숙한 지아비나 아낙들이 훨씬 쉽다는 사실을 반
드시 알아야 하오. 그들은 마음에 다른 생각이 없어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오.
만약 선종과 교법에 통달한 사람이 온 몸을 놓아버리
고, 평범한 지아비나 아낙들처럼 어리숙한 염불 공부
에 전념할 수 있다면, 역시 아주 쉽게 되오. 그렇지
못하다면, 선종과 교법에 통달한 고상한 사람이, 도
리어 업장을 짊어진 채 극락왕생하는 평범한 아낙들
만 못하게 되오. 정토 법문은 극락왕생이 주요 핵심
이오. 인연에 따라 자기 분수껏 힘닿는 대로 그 뜻을
오롯이 일념에 집중시킨다면, 부처님이 사람을 속이
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오. 그렇지 않고 특별히 높이
올라가려다가 도리어 추락하고 말면, 이는 스스로 잘
못 망친 것이므로, 결코 부처님께 허물을 탓할 수는
없소.
나대산(羅臺山)이 극락왕생하지 못하고 복락을 누리
는 곳으로 떨어지고 만 것은, 문자(文字)의 기질과
업습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오. 문자의 업습이 너무
무거우면, 비록 염불한다고 말할지라도, 실제로는 문
자 속의 공부에 맴돌 뿐이오. 염불 공부는 단지 문 앞
체면만 겨우 지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오. 이는 나대
산 한 사람뿐만 아니라, 문인(文人)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일반 병폐라오. 세간의 지혜와 변론·총명
을, 부처님께서 팔난(八難) 가운데 하나로 손꼽으신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오.
- 인광대사 가언록 -
https://youtu.be/vsLsY5Wn7hw?si=UKvFZgbrO5U91Wdb
출처 : 반야호흡오음염불회
작성자 : 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