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로서 왕생을 구하여야지 깨달음을 구해서는 안 된다.
불법의 법문은 무량하다. 대승과 소승, 권교와 실교의 일체 법문은 모두 계정혜 삼학에 의거하여 탐진치 삼독을 없애고, 몸과 마음을 완전히 청정히 하여 한 점 망념도 없어야 비로소 삶을 끝내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런 경계에 도달하는 것은 정말 하늘에 오르는 만큼 어렵기에 우리처럼 번뇌로 가득 찬 범부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발원으로 염불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길 구하면 공부의 깊이와 공덕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부처님의 자비력에 의지해서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 이는 여객선에 함께 앉아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아 누구나 기꺼이 승선하기만 하면 곧 저 언덕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배의 힘에 속하는 것이지 자신에게 달린 일이 아니다. 믿음과 발원으로 염불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길 구함도 이와 같아 완전히 부처님의 위신력이지 자신의 도력이 아니다.
그러나 한번 극락세계에 태어나면 생사윤회를 마치고 번뇌가 생기지 않아, 이미 사바세계에서 오래 공부하여 번뇌를 없애고 생사를 끝마친 사람과 같다. 그래서 염불하여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나길 구해야지 결코 내생에 인간 세계와 천상세계의 복보를 구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믿음과 발원으로 염불하여 왕생을 구하는 것을 중시하지 않고, 염불로써 깨달음을 구하려는 설법은 결코 따라서는 안 된다.
염불의 요결은 육근을 모두 거두어들임(都攝六根)에 있다. 염불할 때 귀를 거두어 잘 듣는 것이 육근을 거두는 수행을 시작하는 곳(下手處)이다. 지극한 마음으로 잘 들을 수 있는 것과 잘 듣지 않고 산란하게 염불하는 것은 그 공덕에 있어 그 차이가 현저하다. 이는 상중하 모든 근기의 사람이 활용할 수 있고,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익만 있고 폐해는 없으니, 마땅히 모든 사람들은 이 방법에 따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 인광대사 -
작성자 : 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