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지니고 있는 한 생각 심성(一念心性)은
본디 부처님과 똑같은 한 몸(同體)인데, 부처님은 이
미 오래 전에 깨달으셨고, 우리는 아직도 헤매고 있
는 게 다를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비록 오래 전에 이
미 깨달으셨지만 본마음의 입장에서 본다면 조금도
불어난 게 없으며, 중생인 우리들은 비록 아직도 헤
매고는 있지만 참마음의 분상에서 본다면 또한 조금
도 줄어든 게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록 조금도
불어난 게 없지만, 본래 성품에 순응하신 까닭에 크
나큰 진리의 즐거움(法樂)을 누리고 계시며, 우리 중
생들은 비록 조금도 줄어든 게 없지만, 본래 성품을
등진 까닭에 커다란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이 동일하게 갖추고 있는 심
성(心性) 가운데 계시면서, 비록 스스로는 고요한 진
리의 즐거움에 안주하고 계시지만, 중생과 한 몸이라
는 대비심(同體大悲)과 조건 없는 대자심(無緣大慈)
을 일으켜 생각 생각마다 우리 중생들을 기억하고 염
려하시며, 생각 생각마다 우리를 거두어 감화시켜 주
십니다.
반면 우리 중생들은 이와 똑같은 심성(心性) 가운데
있으면서도 온갖 고통을 받을 뿐 만 아니라, 부처님
께 우러러 구할 줄도 모르며, 부처님을 기억하고 생
각할 줄도 모르고, 다만 오직 바깥 사물 경계에 정신
이 팔려 감정 내키는 대로 죄업을 지어오고 있습니
다. 시작도 없는 무량겁 동안 오역십악(五逆十惡)을
비롯한 온갖 죄업을 안 지은 게 어디 있으며, 삼도팔
난(三途八難)을 포함한 온갖 고통을 안 받은 게 무엇
이 있겠습니까? 말하자니 부끄럽기 짝이 없고, 생각
만 해도 두렵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도 가령 지금
부처님 생각을 하지 않고, 예전처럼 온갖 죄업을 짓
는 데만 골몰하며, 변함없이 온갖 고통을 당하는 데
파묻혀 있다면, 정말 부끄럽지 않고 정말 두렵지 않
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부처님께서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생각 생각마
다 우리를 기억하고 염려하시며 거두어 교화해 주심
을 알았다면, 우리는 이제 부처님 은혜에 몹시 감격
하여서라도 마땅히 염불해야 합니다. 또한 과거 무량
겁 동안 줄곧 온갖 억울한 고통을 당해 왔으므로, 그
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마땅히 염불해
야 합니다. 이미 지은 죄업도 어찌할 수가 없는데, 앞
으로도 죄업을 더 이상 지을 수 있겠습니까? 부끄럽
고 두려운 마음(惭愧心)이 들기 때문에라도 마땅히
염불해야 합니다.
부처님과 똑같은 심성(心性)을 우리도 역시 본래 가
지고 있다면, 지금인들 어찌 없겠습니까? 다만 깨닫
고 증명하지 못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심성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마땅히 염불해야 합니다.
마음을 깨닫기 위해서 염불한다면 염불이 반드시 간
절해질 것이며,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으로 염불한다
면 염불이 반드시 간절해질 것이며, 고통을 두려워하
는 마음으로 염불한다면 염불이 반드시 간절해질 것
이며, 부처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염불한다면
염불이 반드시 간절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생각(念佛)하지 않아도, 부처님께
서는 오히려 우리를 생각하시거늘, 우리가 부처님을
간절히 생각한다면, 부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를 더
욱 더 생각하실 것입니다.
- 철오선사 법어 -
https://youtu.be/o_7nA6B18KM?si=8wSH8b-J2O_w9tuU
출처 : 반야호흡오음염불회
작성자 : 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