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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과 염소

작성자크레믈린(장영환)|작성시간26.06.14|조회수5 목록 댓글 0

● 양과 염소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을 때의 일이다
안내자 분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버스 여정 중
갑자기 차를 세우고
창밖을 보라고 하였다

완만한 언덕 위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요하고 목가적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양들 사이에
염소 한 마리가 섞여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양들은
염소를 피해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를 반복했다

그분은 이렇게 설명했다
“양은 본성이 느긋하고
움직이기를 싫어합니다
배가 고파도 쉽게
자리를 옮기지 않지요.

반대로 염소는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뿔로 받는 성질이 있어요
그래서 목자는 일부러
양들 속에
염소를 섞어 둡니다.”

염소가 쫓아다니면
양들은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풀을 만나
먹이를 얻고 자연스럽게
운동도 하게 된다.

그 덕분에 더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렇다면 염소는 양들에게
귀찮고 원수 같은 존재일까요
아니면 고마운 존재일까요?”

그 질문은 버스 안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며
나를 힘들게 하고
상처주는 사람을
쉽게 미워한다.

‘저 사람만 없으면’
‘그 사람 때문에’ 라는
말이 입에 붙어 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어떤 공동체에서든
늘 염소같은 사람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그들로 인해 우리는
인내를 배우고 겸손을 배운다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마음의 폭도 조금씩 넓어진다.

상처를 주고 힘들게 했던
그 사람들은
정말 미워하고 밀어내야 할 염소과(科)에 속한
존재들일까?
혹시 그들이
내 안에 덕을 쌓게 만든
계기는 아니었을까?

나를 단련시키고
성장하게 만든
뜻밖의 은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 100만 조회수 돌파
기념 앵콜송
'잊으리' (이승연) https://youtube.com/watch?v=NUyjiFUbk5g&si=sEUeDcMMtNUIbv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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